[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이 지속되면 금리 인상에 서두를 수 있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시사했다.
연준은 24일(현지 시각)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다수의 참석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보다 계속 높게 유지될 경우 현재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참석자들이 “이를 위해서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조정할 태세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연준은 또 “일부 참석자들은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면 금리 인상을 위한 더 나은 위치에 서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11월 FOMC 회의 후 매달 150억달러 규모로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수 있는지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연준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노동 시장 안정 및 공급망 문제 해결에 필요한 시기 등을 언급하며 경제 전망이 여전히 크게 불확실하다고도 말했다. 이중 일부는 겨울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이 현실화할 경우 가격 압박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FOMC 위원들은 또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에 대해 ‘인내심 있는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장기적 물가 안정과 고용 목표에 해가 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이제까지 발표된 주요 지표들을 들어 “연준은 그동안 테이퍼링을 할 시점이라고 얘기해왔지만 시장은 금리도 곧 올려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다음 달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규모를 매달 300억달러로 늘리면 내년 3월까지 테이퍼링이 마무리되고 상반기 중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를 보면, 실업급여를 신청한 미국인 수가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준이 2%를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 수치는 10월 4%를 넘었다.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의 모습.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