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탄소 중립과 친환경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석유화학업계가 폐플라스틱 되살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폐플라스틱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술 확보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285130)은 이날 광주광역시 광산구, 두산이엔티, 현대환경, 신흥자원과 투명 페트병을 분리 수거해 재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신흥자원과 현대환경이 투명 페트병을 수거해 두산이엔티에 제공하면 고품질 재생원료로 만들어 SK케미칼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하게 된다. SK케미칼은 이 원료를 친환경 의류 원사와 재활용 화장품 용기 등에 사용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SK케미칼은 연간 1000여톤의 폐페트병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 SK케미칼과 광주광역시 광산구·두산이엔티·현대환경·신흥자원 관계자들이 '페트병 리사이클 생태계 구축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서해준 현대환경 대표, 최한호 신흥자원 대표, 김삼호 광산구청장, 김현석 SK케미칼 그린케미칼 본부장, 탁용기 두산이엔티 대표.사진/SK케미칼
SK케미칼은 지난 23일에도 경기도 화성시, 경기도주식회사와 공공배달 앱 '배달특급'을 활용한 투명 페트평 수거 및 재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8월에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도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SK케미칼은 수거한 페트병을 재생페트로 가공해 가방, 의류, 용기 등과 같은 재활용 제품 생산업체에 공급하거나 케미칼 리사이클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케미칼 리사이클 코폴리에스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폐플라스틱을 잘개 분쇄하고 세척, 선별, 혼합 과정을 거치는 물리적 재활용 방식은 오염된 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분해하고 분리·정제 공정을 거쳐 기존의 원료 형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폐플라스틱 품질에 관계없이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선별과정에서 저품질로 분류돼 소각·매립되는 페트병을 최소화해 재활용율을 높이고 자원순환의 가치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034730)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열분해유 전문 업체 브라이트마크사와 '폐플라스틱 열분해 상용화 및 설비투자' MOU를 체결했고 6월에는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에 지분투자를 하면서 해중합 기술을 확보했다. 8월에는 폴리프로필렌(PP) 재활용에 특화된 미국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열분해는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해 원료를 추출,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내는 기술이고 해중합은 유색 페트병 등을 이루는 큰 분자 덩어리를 중합해 해체시켜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 물질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PP 재질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로는 오염된 포장용기와 차량용 내장재 등에서 순수한 폴르프로필렌을 뽑아낼 수 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폐플라스틱 열수분해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열수분해 공장을 건설해 5만톤 규모의 오일을 생산하고 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의 정유 설비를 이용해 납사와 중질유로 분리할 계획이다. 이렇게 생산된 친환경 납사는 친환경 인증 합성수지로 만들어진다.
한화솔루션(009830)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과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기반 나프타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