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연 1%로 인상된 기준금리를 두고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내년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럼에도 불확실성 요인이 잔재한 만큼, 각종 경제 지표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 짖는 중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75% 수준에서 0.25%포인트 높인 1%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 금리 시대'는 2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간담회에서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과거 과도하게 낮췄던 기준금리를 정상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금리가 지금도 마이너스 수준인데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시중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상태"라며 "현 기준금리 수준은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내년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내년 1분기 경제 상황에 달려 있겠지만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있어 2월은 못하는 것이냐' 그런 질문도 있었는데 정치적인 고려보다 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게 맞는다는 인식을 금통위원들이 공유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인상 가능성도 당연히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추가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늘 그랬지만 불확실성 요인이 여전히 잔재해 있다"며 "경제 지표나 금리 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결정해 나가겠다. 경제 개선에 맞춰서 정상화시켜 나가는 것을 꾸준히 지속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계 빚' 누적에 따른 금융불균형 위험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가계 대출의 큰 폭 증가, 주택 가격 상승 경제 주체들의 위험 선호, 특히 과다한 자산 투자 등 전반적인 금융불균형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며 "금융불균형이 상당 기간 큰 폭으로 누적돼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거시건전성 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거시건전성 정책에 더해서 통화 정책이 경제 상황에 맞춰 정상화되면 과도한 차입에 의한 수익 추구가 줄어들며 금융불균형 완화 효과가 뚜렷해질 것이라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의 소비자물가 전망치 상향과 관련해서는 "원자재 가격의 높은 변동성, 글로벌 공급병목 등이 국내 물가에 대한 상승 압력을 전방위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2.7%로 상당폭 상승했는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지면 임금 인상 요구를 통해 추가적 물가 압력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간담회에서 연 1%로 인상된 기준금리를 두고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표현했다. 사진은 이주열 총재가 이날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