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수사를 1년 넘게 이어오면서 대선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이날 만료되는 권오수 회장의 구속 기간을 열흘 연장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권 회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의 구속 기간도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가 지난 2009년 상장된 후 2011년까지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려 차익을 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당시 주식 시장에서 이른바 '선수'로 활동하면서 권 회장과 공모해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12일 구속된 이씨의 2차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다음 주중 이들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주가 조작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김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권 회장의 주가 조작 과정에서 '전주' 역할을 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김씨는 지난 2013년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이 설립될 당시 약 2억원의 주식을 액면가에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는 윤석열 후보가 2019년 검찰총장으로 지명될 무렵 주관한 전시회에 협찬금 후원사가 늘어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와 관련해 도이치모터스는 여러 차례 코바나컨텐츠에 협찬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 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도이치모터스 협찬과 관련해 수사 중'이란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4일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관련 고발 사건과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의혹 고발 사건을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한국거래소의 심리분석 회신 결과를 반부패수사2부에 수사 사건으로 배당해 함께 수사해 왔다. 그러나 김씨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 일정 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수사대는 김씨에 대한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에 관한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30일 이 사건의 고발인을 불러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피의자 등 관련자 조사는 이뤄지지 않는 등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김씨를 고발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340억원의 잔고증명서 위조 행사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모씨는 이미 이 사건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어머니인 최씨가 딸인 김건희씨 몰래 김씨 회사의 감사에게 네 번이나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고, 김씨가 최씨와 공모해 위조를 부탁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단체는 지난 11일 김씨에 대해 상습사기 혐의로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고발 사건은 경찰로 넘겨진 상태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피고발인 김건희씨는 결혼 전 3회, 결혼 후 2회에 걸쳐 총 5개 대학교에 허위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를 상습적으로 제출하고 채용돼 급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간강사, 겸임교원 등으로 급여란 재산적 이득을 상습적으로 편취했으므로 상습사기죄의 죄책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