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SK그룹의 ICT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가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 블록체인과 3D 디지털휴먼 제작 등 관련 기업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SK스퀘어가 미래 핵심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선택한 것이다. 업계는 SK그룹이 메타버스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에 주목하면서 관련 시장 성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SK스퀘어 투자 후 코빗과 온마인드의 지분 구조. 자료/SK스퀘어
SK스퀘어는 2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재상장과 동시에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약 900억원,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에 약 8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스퀘어 재상장 후 첫 투자 사례다. 이로써 SK스퀘어는 코빗 지분을 약 35%, 온마인드 지분을 약 40% 보유하게 되면서 각 사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투자 배경을 "고객 활용 빈도가 늘어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삶의 연장선이 될 미래 ICT 영역을 선점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SK스퀘어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사진/SK스퀘어
코빗은 업비트 등과 함께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 중 하나다. 최근 금융위원회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 수리가 완료된 가상자산사업자다. 지난 2017년 넥슨의 모회사인 NXC가 48%의 지분을 획득하며 코빗을 사들였다.
SK스퀘어는 코빗과 메타버스 사업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코빗은 NFT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 중이다. 이를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나 콘텐츠 플랫폼 플로·웨이브, 앱마켓 원스토어 등과 연계해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아바타·가상공간·음원·영상 등 다양한 가상 재화를 거래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가상자산거래소와 연동해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온마인드의 3D 디지털휴먼 수아. 사진/SK스퀘어
온마인드는 이프랜드 등 SK의 메타버스 생태계를 한층 더 생생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온마인드는 자체 개발한 3D 디지털휴먼 구현 기술과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그래픽 기업인 유니티·AMD 등과 제휴 및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온마인드는 메타버스 '셀럽'으로 주목받고 있는 3D 디지털휴먼 '수아(SUA)' 제작사이기도 하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이런 기술을 활용해 이프랜드에서 한층 더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매력적인 가상 인플루언서를 탄생시킬 수 있다"며 "플로와 웨이브가 가진 음원이나 OTT 플랫폼과 온마인드의 디지털휴먼을 접목하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스퀘어가 카카오계열사인 온마인드에 투자한 것은 지난 2019년 SK와 카카오 간의 30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으로 이어진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이기도 하다.
윤풍영 SK스퀘어 CIO(최고투자책임자)는 "SK스퀘어는 블록체인·메타버스와 같이 미래혁신을 이끌 ICT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