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분기보다 0.3% 상승하는데 그치며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70조8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0.7%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거세지면서 성장률이 전기 대비 크게 둔화된 탓이다. 특히 최근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은행이 예상한 연간 4% 성장률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보다 0.3% 증가했다. 이는 속보치와 같으며, 코로나19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작년 2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이 사항으로는 3분기 최종월인 지난 9월 일부 실적치가 속보치에 반영되지 않았다가 이번에 반영됐다는 점이다. 경제활동별로는 건설투자(-0.5%포인트)가 하향 수정된 반면 재화수출(+0.2%포인트), 민간소비(+0.1%포인트) 등은 상향 수정됐다.
분기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1.3%), 2분기(-3.2%) 두 분기 연속 역성장 한 뒤, 3분기(2.2%), 4분기(1.1%), 올해 1분기(1.7%), 2분기(0.8%), 3분기(0.3%)까지 5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GDP가 속보치와 동일한 값을 나타내면서 연간 GDP 목표치인 4%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3~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각각 0.6%를 넘어서면 4%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남은 단 한 분기인 4분기에 성장률이 전기 대비 1.03%를 넘어야 4% 달성이 가능하다는 추산이 나온다.
이와 관련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 부장은 "연간 4%가 되기 위해서는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03% 올라야 한다"며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아 실물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3분기 GDP는 수출이 증가했지만 민간소비, 설비투자 감소 전환, 건설투자 감소폭 확대 등 영향으로 좋지 못한 흐름을 보였다. 수출은 석탄·석유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8% 증가했다. 그러나 수입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가 줄어 0.7%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4% 감소했다. 건설투자 역시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3.5% 줄었다.
민간소비 둔화도 두드러졌다. 민간소비는 2분기 3.6% 증가했지만 3분기에는 0.2%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1.3%) 이후 처음으로 하락 반전됐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늘었지만,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가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반면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었으나 운송장비 등이 줄면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2.4% 즐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면서 0.5% 증가세를 보였다.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소득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8조8000억원→4조원)이 줄면서 전기보다 0.7% 감소했다. 실질 GNI는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를 뜻한다.
실질 GDP에 그해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보다 1.4%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4% 늘었다. 명목 GNI는 전기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국내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보다 2.3% 상승했다.
총저축률은 35.9%로 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3분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5%)이 최종 소비지출 증가율(0.3%)보다 약간 상회한 영향이다. 국내총투자율은 설비투자가 줄어들면서 전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31.6%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보다 0.3% 증가했다. 사진은 지난 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