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KT가 지난 10월25일 발생한 전국적 통신 장애 추가 보상을 위해 약 130건의 피해 사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5일부터 운영한 전담지원센터에서 신청받은 건 중 일부를 검토 대상으로 추린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소상공인 측에서는 추가 보상 규모가 너무 작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KT혜화타워(혜화전화국) 앞에서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2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5일부터 30일까지 약 17일간 운영한 통신 장애 고객 보상 전담지원센터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KT는 전담지원센터를 통해 약 7200건의 피해 문의를 접수 받았다. 이 중 구체적인 피해 금액을 언급한 약 130건에 대해 추가 보상을 검토 중이다.
KT 관계자는 "피해 금액을 직접 언급했던 130건은 면밀히 검토를 하고 있다"며 "언급한 사례가 해당이 되는 건이 맞는지 검토해 봐야 추가 보상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 건 별로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회와 소상공인은 전국적으로 피해가 발생했는데 130건만 추가 보상 검토를 한다면 KT에 사실상 피해보상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KT 통신 장애 당시 숙박·음식점의 카드 사용액은 평소에 비해 25.9% 감소했다. 양 의원은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 회의에서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에서 이를 지적하며 "보상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과방위 여당 간사를 맡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신고 센터의 문턱이 너무 높았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90여 분간 전국적으로 발생한 장애였는데 직접 피해를 언급한 게 130건이라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그 과정 이야기나 추가 계획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과방위 민주당 측에서는 KT와 추가 보상 및 향후 진행 과정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한 과방위 민주당 의원실 측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 모두 피해 보상의 현실성 등을 지적한 바 있어 향후 과정 등을 추가로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한층 더 거세다. 당초 공개된 피해보상안도 소상공인 평균 7000~8000원으로 현실성이 없었는데, 추가 손실보상도 극히 일부 사례에 대해서만 지급을 '검토 중'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홍춘호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피해에 대해 직접적으로 신청한 사람에 한해 제한적으로 보상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피해 보상을 할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KT가 소상공인 고객 관련 전수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KT에서 각 가입자의 통신장애 현황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실제 장애 시간과 평균 매출액을 비교해서 KT가 피해 금액을 충분히 정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운영이 종료된 KT의 통신 장애 피해 보상 전담지원센터 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KT는 전담지원센터를 통해 약 7200건의 피해 문의를 접수 받았다. 이 중 1470여 건은 개인가입자로 등록된 고객이 소상공인으로의 전환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이들 1470여 명은 일반고객 보상이 아닌 소상공인 보상을 받을 예정이다. KT가 발표한 보상안에 따르면 개인 이용자는 평균 1000원, 소상공인은 평균 7000원~8000원 수준의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 보상 규모는 350억~400억원 수준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