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개발이익환수 3법 중 도시개발법·주택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당초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강력하게 처리를 촉구했던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조응천 의원 대표발의)은 이번 상정에서 빠졌다.
국회 국토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도시개발법 개정안 6건과 주택법 개정안 2건 등을 일괄 상정해 소위에 회부했다. 도시개벌법 개정안은 민관 합작 도시개발사업에 민간 이윤율을 한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주택법 개정안은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한다.
이헌승 국토위원장은 "(이들 법안은)일부개정 법률안으로 숙려기간 15일이 경과되지 않았다"며 "국회법 59조에 따르면 숙려기간이 경과되지 않은 법률안은 상정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의결을 거쳐 심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개발이익환수 3법 처리를 놓고 극한의 대립을 이어왔다.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은 정부가 공적 권한을 행사해서 생기는 불로소득을 환수해 국민들에게 나눠주겠다는 내용으로, 이 후보가 민주당에 강력하게 처리를 요청한 법안이다. 대장동 사태 이후 여야는 부동산 개발이익을 공공에 환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 개발이익환수 3법의 국회 처리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야당은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 처리 반대로 입장을 선회하며 국토위 전체회의가 파행을 거듭했다.
그러자 여당은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을 제외한 도시개발법·주택법 개정안을 먼저 처리하기로 방향을 틀어 소위에 회부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법안 처리 속도를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당은 2개 법안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고자 주장했지만, 야당은 심도 깊은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법안을 최대한 빨리 심사할 수 있는 일정과 방안이 먼저 고민돼야 한다"며 "향후 법안 심사 일정을 확인한 다음 소위에 회부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소위에서 의사일정을 잡는 것은 일방적으로 할 수 없고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일단 안건을 소위에 넘기고 소위원장 주도 하에 심의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이에 진 의원은 "상정한 법안들 내용이 대동소이하고 전문위원 검토보고 결과 보완 지점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며 "경우에 따라 (소위를 건너뛰고)전체회의에서 심사해 큰 이견이 없으면 가결할 수 있는 법안이다. 소위에 회부해 언제 의결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태는 권력을 이용해 특혜를 받은 중대범죄에 가까운 행위로, 입법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법안은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며 "그간 관례에 맞게 소위에 넘겨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 있는 논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부당하고 과도한 개발이익 환수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지만 대한민국 각 지역 온도차는 숙지해야 한다"며 "서울, 경기의 경우 개발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도처에 있지만 비수도권에는 민간투자사 유치에 급급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토교통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