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짐싸는 생보사 직원들…구조조정 한파

9월 임직원 2만3852명…1년 새 1569명 급감
제판분리·희망퇴직 등 영향…불투명한 업황에 이직 사례도

입력 : 2021-12-06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생명보험사 임직원 수가 줄고 있다. 불투명한 업황으로 이직 바람이 일고 있는 가운데, 비용 효율화를 꾀하는 생보사의 전략이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 임직원수는 지난 9월 2만3852명으로 전년 동기 2만5421명 대비 1569명 쪼그라들었다. 2019년 9월 177명 줄어든 이후 유지세를 보이다가 다시 급감세로 전환했다.
 
한화생명(088350)이 4085명에서 2701명으로 1384명 줄어들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가 가장 큰 사유"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085620)은 1031명에서 904명으로 127명 감소했다. 푸르덴셜생명은 79명 감소한 561명을 나타냈다. ABL생명은 867명에서 832명으로 35명 줄었다. 이 외 KDB생명 29명, DB생명 12명,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12명, 동양생명(082640) 11명, 농협생명 10명, DGB생명 8명, 교보생명 3명으로 임직원이 빠져나갔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생보사 임직원 감소는 비용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주효했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상반기 보험상품개발과 판매조직을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제판분리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용이하다는 평가다.
 
희망퇴직 바람도 불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 만 45세 이상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푸르덴셜생명도 지난해 말 46세 이상 혹은 근속 2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동양생명 역시 2019년 2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가 상시특별퇴직을 확대하며 감원의 불씨를 당기는 중이다.
 
불투명한 업황도 임직원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생보사들의 역마진 리스크가 커지는 중이다. 운용자산이익률이 가입자에게 지급할 이자율보다 낮아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기조까지 겹치면서 성장동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빅테크사나 손해보험사로 이직하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화 상태에 이른 인보험 상품 위주인 생보 영업이 쉽지 않다는 불만도 나온다. 실제 생보사 전속 설계사는 지난 9월 7만858명으로 전년 동기 9만3888명 대비 2만3030명 급감했다. 일부 보험사들의 제판 분리로 전속설계사 이동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약 3000명이 이탈한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추세와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하기 위해 조직 효율화에 나서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일부 젊은 인력의 경우 일찌감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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