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우리카드 등 카드사들이 통합결제 시스템 고도화에 착수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사용이 늘어나자 맞대응 전략으로 결제 인프라를 확대하고 역량을 제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 3일 우리금융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에 따른 비용분담 산출 및 확정을 위한 용역 공고를 게재했다. 이번 사업은 우리카드의 3단계 통합결제 시스템 구축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다. 우리카드는 앞서 우리페이 애플리케이션을 우리카드 앱에 통합하는 1단계 작업에 이어, 은행 앱 최초로 '우리WON뱅킹' 앱에 우리페이 결제 기능을 추가하는 2단계 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3단계 사업은 은행 제휴사 앱에 우리페이 결제 기능을 탑재하는 게 골자다. 예컨대 우리은행 뱅킹 앱에서 우리페이를 활용해 결제할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제휴사 앱에서도 결제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카드 측은 연세대와 통합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휴를 확정했다. 앞으로 연세대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들은 우리카드 결제 앱이 아닌 연세대 자체 앱에서 결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우리카드는 추후 다른 제휴사와도 통합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이번 사업 공고는 3단계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며"은행 제휴사 앱에 간편결제 모듈을 탑재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도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카드는 '원큐페이'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여러 개로 분산된 앱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1단계 개편 작업으로 원큐페이에 하나카드 앱에서 제공 중인 카드 서비스 기능을 추가했다. 내년 4월에는 VIP 및 쇼핑 서비스까지 더해 통합 절차를 마무리한다. 기존에 운영했던 하나카드 앱은 사용이 중단된다.
국민·신한카드는 선제적으로 통합결제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양사는 각각 KB페이, 신한플레이라는 간편결제 앱을 선보였다. 국민카드는 여러 금융기관 제휴사의 계좌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내년 초에는 양사 간 카드 상품을 상호 연동해 결제할 수 있는 오픈페이 서비스를 오픈한다.
이처럼 주요 카드사들이 통합결제 역량을 높이고 인프라를 확대하는 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사 이용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간편결제 이용이 늘어나는 만큼 카드 결제 횟수는 줄어 결제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결제 사업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서비스 고도화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데이터 등 신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도 반영됐다. 결제 플랫폼 활성화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축적해야 마이데이터, 컨설팅 등 신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결제 플랫폼 투자는 플랫폼에 모아진 결제 정보를 활용해 데이터, 컨설팅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가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을 위한 3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우리카드 본사 전경. 사진/우리카드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