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국내 증시에서 메타버스는 '세대교체'를 이루며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관련 몇개 종목의 테마쯤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콘텐츠, 대체불가토큰(NFT), 반도체와 서버 등 다양한 산업군이 '메타버스'로 묶이며, 하나의 메가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iSelect 메타버스 지수'가 오는 16일을 기준으로 개편된다. 이 지수는 NH투자증권이 개발한 메타버스 지수로 현재 'KBSTAR iSelect 메타버스 ETF'의 기초지수로 활용되고 있다. KBSTAR 메타버스 ETF는 지난 10월12일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TIGER Fn메타버스 △HANARO Fn K-메타버스MZ와 함께 동시 상장한 메타버스 ETF로, 이들 4개 ETF는 상장 6주 만에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이번 지수 개편에서는 메타버스주의 세대교체가 눈에 띈다. KBSTAR iSelect 메타버스 ETF는 새롭게 편입되고 편출될 지수 개편에 앞서 미리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상태다.
지난 9일 기준 구성종목을 들여다보면 첫 상장날인 10월12일과 비교해 XR(VR과 AR)·시각적특수효과(VFX) 관련주 비중이 줄었다. 영화나 드라마에 컴퓨터그래픽(CG), 시각특수효과를 더해 생동감을 주는 기술로 초기 메타버스주로 주목받았던
위지윅스튜디오(299900)와
자이언트스텝(289220)은 각각 포트폴리오 내 주식 수가 394조에서 147주로, 59주에서 22주로 줄었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두 종목의 비중은 6%에서 3.6%로 줄었다.
대신 게임과 NFT 관련주들이 대거 편입되며 게임주 비중이 16%에서 36%로 뛰었다. 메타버스 세계관을 구축할 콘텐츠와 가상현실 내 경제적 활동을 가능케 할 NFT가 하반기 메타버스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 점이 메타버스 ETF 구성종목에도 반영된 것이다.
초기 메타버스 테마가 증시의 핫 키워드로 떠오를 때만 해도 이미 기존에 있던 VR·AR 기술이나 시각적특수효과 관련 산업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으나,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메타버스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루를 하나의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메타버스는 NFT, 게임, 엔터, 드라마, 콘텐츠 등 사업을 아우르는데,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인프라도 필수적"이라며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카멜 모듈,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까지 같이 가는 게하 하나의 트렌드라고 본다"고 관측했다.
국내에서는 애플의 XR 기기로 공급이 예상되는 메모리,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등 관련 종목들이 관련주로 꼽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을 애플 XR의 최대 수혜주로 제시한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메타버스 수혜주로 소프트웨어, 콘텐츠 업체에 집중되고 있으나 향후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기기를 통한 영상 구현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LG이노텍은 메타버스 수혜주로 부각받으며 최근 두달 새 주가가 55.4% 급등했다.
해외에서는 그래픽 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주목받고 있다. CNBC의 대표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이달 '패스트 머니 하프타임 리포트'에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 칩이 메타버스 기업들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