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대학교 내 코로나19 분자진단 검사장에서 학생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마스크를 착용했거나 직접 접촉하지 않았음에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속속 확인되면서 공기전파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당국이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인 가운데 감염 경로에 대한 여러 가설이 등장하고 있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12명 추가돼 누적 75명으로 확인됐다.
전날 0시 기준 방대본이 오미크론 변이 역학적 관련 사례로 분류한 인원은 감염자 63명과 의심자 13명 등 총 76명이었다. 감염자와 의심자 대부분은 인천 미추홀구 교회 관련으로 묶인다. 처음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A씨 부부를 시작으로 지역사회에 퍼져 현재 5차 감염까지 진행된 상태다.
당국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전파력 때문이다. 오미크론은 우세종을 차지한 델타 변이에 비해 최대 5~6배 전파능력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오미크론 변이는 아직 확산 초기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이거나 직접 접촉이 없는 상황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면서 전파능력 우려를 키우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된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인 A씨 부부와 같은 차량에 탑승한 B씨가 대표적이다. 당시 A씨 부부는 일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지난 3일 확인된 확진자 중에도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이 있다. 식당 주인인 이 확진자는 감염자와 1~2분가량 접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홍콩의 한 호텔에선 복도를 사이에 둔 객실에서 직접 접촉 없이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된 사례도 보고됐다.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의 공기전파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의 경우 직접 접촉력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에서 전파될 가능성을 볼 수 있다"라며 "국내에서 확실한 증거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지만 공기전파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확한 감염 경로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에어로졸 형태로 분사되면서 공기 중에 퍼져 감염됐을 수 있다면서도 감염 경로에선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고 언급했다. 에어로졸은 비말보다 작은 크기의 물방울 형태로 통상 5마이크로그램(㎍)보다 작연 경우를 말한다.
김우주 교수는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100%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바이러스를 막는 효과가 약 80%라는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를 썼더라도 위 아래로 에어로졸이 튀면 공기 중에 흐르면서 전파될 수 있다"라며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세서 마스크를 고쳐쓰거나 잠깐 벗었을 때 감염됐거나 악수한 손을 통해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수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공기전파 가설이 입증될 경우 되도록 KF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의 공기전파가 입증되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감염이 된다면 일반 마스크나 덴탈마스크보다는 KF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손을 자주 씻고 환기를 주기적으로 하는 등 개인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