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내년부터 보육교사 1명이 담당하는 아동 수가 줄어드는 '서울형 공유어린이집'이 전 자치구에서 확대 시행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이 같은 내용의 ‘보육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서울형 공유어린이집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공약 사업으로, 가까운 거리의 국공립·민간·가정 어린이집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보육하는 서비스다.
서울형 공유어린이집은 현재 8개 자치구, 58개 어린이집이 14개 공동체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는 전 자치구에서 시행하며 2025년까지 400개 어린이집이 참여하는 100개 공동체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6700억원을 투입해 4대 분야 47개 사업을 추진한다. 4대 분야는 △보육의 공공성 강화 △수요 맞춤형 보육 질 개선 △보육교직원 노동환경권 보장 △건강하고 안전한 안심보육 환경 조성이다.
먼저 보육교사 1명 당 아동 수를 줄인다. 0세는 3명에서 2명, 1세는 5명에서 4명, 2세는 7명에서 5명, 3세는 15명, 4세 이상은 20명에서 15명으로 축소한다. 인건비는 전액 시비로 지원한다.
비담임 정교사를 채용할 경우에도 인건비가 전액 지원된다. 내년 개정 시행되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어린이집 교직원의 휴일이 5~10일 늘어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담임교사가 부재 중에도 아이들은 친숙한 비담임 교사의 돌봄을 받을 수 있다. 내년엔 200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어린이집 급·간식비도 인상된다. 내년 3월 서울 유치원 무상급식 전면 시행과 함께 어린이집 급·간식비도 유치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한다.
보육 취약계층을 위한 돌봄망도 강화된다. 플랫폼 노동자 증가 같은 노동환경 변화로 양육자(부모)의 근무형태도 다변화하면서 다양한 시간대의 보육수요가 커지고 다문화, 장애아, 조손가정 등 보육 취약계층도 증가한 데 따른 대응방안이다.
현재 5개소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365열린어린이집’은 2025년까지 25개 전 자치구에 1개소씩 설치·운영한다. 긴급한 일이 있을 때 365일 24시간 일시보육 서비스(신정, 명절 연휴, 성탄절 제외)를 이용할 수 있다. 야간보육 전담교사가 오후 10시까지 타 어린이집 아동을 보육하는 ‘거점형 야간연장어린이집’도 현재 25개 운영 중인데, 2025년까지 425개소로 확대된다.
다문화가정 아동이 다니는 ‘다문화 통합어린이집’은 89개소에서 2025년까지 130개소로 확대한다. ‘장애아 통합어린이집’도 250개소에서 2025년 435개소로 늘리고 경계성 장애 아동의 조기발견을 위한 선별검사와 가족치료 지원도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서울형 공유어린이집으로 민간·가정 어린이집 보육 수준을 국공립 수준으로 올려 차별없는 보육환경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그동안 국공립 등 보육 인프라를 양적으로 확충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 저출생으로 인한 어린이집 폐원 증가, 노동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해진 양육자(부모)의 근무형태 같은 경제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보육모델 도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오 서울시장은 “보육교사가 격무에 시달리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힘들어진다”며 “1인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모두가 바라던 사업으로, 시범사업 당시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민의 출산·양육·보육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돼 궁극적으로 서울시의 초저출생 문제가 해결되고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의 보육이 대한민국 미래보육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시청에서 '보육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통해 '서울형 공유어린이집'을 내년부터 전 자치구에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