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로봇 도입 증가는 로봇으로 대체하기 쉬운 제조업과 단순 반복적 직종에서 노동 수요를 감소시킨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근로자 1000명당 로봇 1대가 늘면 해당 지역 제조업의 구인 증가율은 2.9%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은 김혜진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의 집필을 토대로 한 'BOK 경제연구'의 '로봇이 노동수요에 미치는 영향-구인정보 자료 이용'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로봇 도입은 이론적으로 '대체 효과(Displacement Effect)'와 '생산성 효과(Productivity Effect)'를 동시에 발생시키기 때문에, 노동 수요에 미치는 '순 효과(Net Effect)'는 실증분석을 통해 파악이 가능하다.
대체 효과는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를 로봇이 대체해 노동 수요가 감소하는 효과이며, 생산성 효과는 로봇 도입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자동화가 불가능한 업무에 대한 노동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한은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간 근로자 1000명당 로봇 대수인 '로봇 노출도' 변화가 중간값(2318)인 지역과 변화가 없었던(변화 값이 0인) 지역을 비교한 결과, 제조업 구인 인원 증가율은 -6.7%포인트, 단순 반복적 직종 구인 인원 증가율은 -6.5%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로자 1000명당 로봇이 1대 늘어날 경우 구인 증가율이 제조업과 단순 반복적 직종에서 각각 2.9%포인트, 2.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혜진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과는 산업별로는 자동차 및 전기·전자 등 제조업에, 직종별로는 단순 반복적 직종에 로봇이 대체하기 쉬운 업무 프로세스가 많은 데 기인한다"며 "단순 반복적 업무는 설비 관련 단순 계측 업무, 반복적인 기계의 조작이나 조립 등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가 비교적 쉬운 업무 프로세스로 구성된다"고 분석했다.
2010~2019년 중 로봇 노출도 변화의 산업별 평균은 23대지만 제조업은 34대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 중에도 자동차 업종은 190대, 전기·전자 업종은 179대로 집계됐다.
향후 로봇과 노동 간 대체성은 로봇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로봇과 노동 간 대체성이 강화되는 것은 거스르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직업훈련 확대, 재교육, 교육체제 정비 등을 통해 기존 근로자와 신규 근로자의 업무처리 능력과 숙련도를 높여 노동 생산성이 제고되도록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15일 한국은행은 김혜진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의 집필을 토대로 한 'BOK 경제연구'의 '로봇이 노동수요에 미치는 영향-구인정보 자료 이용'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제23회 2021 국제로봇올림피아드 한국 대회 본선'이 열린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참가자들이 본선 경기에 앞서 로봇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