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유료방송 프로그램 대가산정의 핵심 중 하나였던 '기준지급률'이 결국 업계 합의를 보지 못했다. 채널 평가 방식이나 채널 계약 종료 관련 제도 등은 일단 1단계 합의로 규정해 연내 공표하고, 기준지급률 등은 2단계로 분리한 것이다. 2단계에 해당하는 채널 대가를 계산하는 산식은 내년부터 새로 대가산정 협의체를 열어 결정한다. 여기서 지상파·종합편성방송 포함 여부와 중소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상생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7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연초부터 가동했던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 결과인 유료방송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개편안이 오는 20일 전후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편안에는 채널 평가 방식과 거래 절차 개선 방안 등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는 채널 평가 시청률 지표 반영하는 방식 개선, 자료 검증 절차 개선, 콘텐츠 투자 기여분 인정, 채널 계약 종료 관련 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프로그램 대가 산정과 관련된 '일반 규정'을 정한 것으로, 지상파와 종편까지 일률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채널 계약 종료 제도 개선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가 평가 하위 10% PP 중 5% 범위 내에서 채널을 종료할 수 있다. 선계약 후공급이나 대가 확대 등으로 현 관행보다 부담이 늘어날 플랫폼 사업자에게 채널 구성 자율성을 높여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된 내용이다.
쟁점이 됐던 '선계약 후공급'은 원칙으로 명시했으나, 시행 일시 등은 2단계에서 결정한다. 대가 산정에 쓰일 '기준지급률' 확정도 미뤄졌다. 이는 케이블TV나 인터넷TV(IPTV) 등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 사업자인 PP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단계 합의의 핵심은 '기준지급률'이다. 기준지급률은 현 가이드라인에서 '모수'라 불리는 '콘텐츠 대가 산정 대상 매출'을 콘텐츠 사용료로 나눈 것이다. 합의가 어려운 부분은 바로 '콘텐츠 대가 산정 대상 매출'의 범위 확정이다. IPTV 등 플랫폼 사업자는 여기에 지상파나 종편을 포함시킬지 정해야 한다. 지상파는 현재 재송신료(CPS)라는 별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CPS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대가 지급 재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유료방송 가입 가구당 가격으로 매겨지는 CPS를 없애고 지상파도 기준지급률로 대가 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콘텐츠 대가 지급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도 논의가 필요하다.
'선계약 후공급' 적용 시기도 기준지급률과 중소PP 보호방안을 마련한 후에 재조정하기로 했다. 연내 공개할 가이드라인 개선안에 선계약 후공급을 2023년부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소PP 측에서 중소PP 보호 방안 없이 선계약 후공급 제도를 시작하면 중소PP의 몫이 현저히 줄어들어 생존이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중소PP 보호 방안은 추가로 진행될 협의체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