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현장+)성큼 다가온 메타버스 세상…인프라구축·인력양성 숙제

코리아메타버스페스티벌 2021 개최…온오프라인 158개사 참여

입력 : 2021-12-16 오후 5:25:0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메타버스 페스티벌 개막식 무대에 오르자 양 옆으로 설치된 대형 화면에 그의 모습이 비춰졌다. 무대 위 조 차관은 일반 다른 행사들에서 보는 것과 비슷했지만, 양 옆 화면에 비친 모습은 평소와 사뭇 달랐다. 메타버스 공간 안에 조 차관이 서 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조 차관에 이어 차례로 무대위에 오르는 연사들 모두 가상으로 구현된 공간 속으로 들어간 듯 보였다. 행사 말미에는 참석자들이 천장을 향해 레이저 포인터를 발사하자 화면 속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화려한 폭죽이 쏴지는 영상이 그려졌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 메타버스 페스티벌 2021' 개회식에서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 차관 왼쪽 화면에는 그가 가상공간에 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6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코리아 메타버스 페스티벌 2021'에서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코리아 VR 페스티벌'로 출발해 올해부터는 메타버스 페스티벌로 확장 운영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메타버스, XR로 로그인'이라는 주제 아래 온오프라인 158개사가 참여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 업계 대표 기업인 KT와 SK텔레콤의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SK텔레콤은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반면 KT는 리얼큐브, 리얼팝, XR 매트릭스뷰 등 대표 콘텐츠들로 관람객을 맞이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가상으로 투수가 되어보거나 댄스 강사의 동작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VR 페스티벌에 뿌리를 둔 전시회인 만큼 메타버스 페스티벌에서는 VR, AR 관련 기업들이 특히 많이 보였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VR 헤드셋을 쓰고 허공에 손짓을 하는 사람들이 다수 포착됐다. VR 디바이스를 착용한 후 가상 공간을 탐색하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었지만 격렬한 VR 슈팅 게임같은 역동적인 콘텐츠도 눈에 띄었다. 모션테크놀로지 부스에서는 '블랙뱃지'라는 VR 게임을 즐기던 참관객이 게임에 열중한 나머지 부스 한 켠의 장애물과 충돌을 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시 기간 동안 새로 개발한 게임의 안정성을 주로 테스트하려 한다는 양기혁 모션테크놀로지 대표는 "기존의 VR 게임은 디바이스의 가격이 고가라 대중적으로 확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오큘러스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디바이스가 출시되면서 그에 맞춘 게임을 다시 개발해 내년 중 본격적으로 서비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 메타버스 페스티벌 2021'에서 참관객들이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제페토와 로블록스 이후 우후죽순 등장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대체로 커뮤니티 기능에 포커스를 맞췄던 것과 달리 이번 전시회에서는 의료, 자동차 등에 특화된 플랫폼들도 등장했다. 디지포레스트가 개발한 '메디버스'가 대표적이다. 메디버스는 VR과 AR, 혼합현실(MR)을 넘나들며 의료·헬스케어 분야의 컨퍼런스, 교육 등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굳이 컨퍼런스 현장에 모이지 않아도 생생하게 최신 의료 기술과 치료법 등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VR 디바이스, PC 모니터 등 사용자가 선호하는 인풋 방법을 선택할 수 있어 접속 장소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포레스트가 개발한 플랫폼 중에는 자동차 개발 품평회를 진행하거나 중소기업의 수출 상품을 해외 기업과 함께 검수할 수 있는 솔루션도 있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메타버스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전시였지만 동시에 한계점도 지적됐다. 관련 서비스들을 원활하게 구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첫 손에 꼽혔다. 신덕환 디지포레스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플랫폼 내에서 실시간으로 행사를 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네트워크가 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5G 환경에서도 지연 현상이 수시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플랫폼을 적용하는 기업·기관들의 보안 이슈도 간과할 수 없다"며 "현재는 보안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해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장을 둘러본 조 차관은 메타버스 산업 발전에 기대감을 표하면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행사 후 기자와 만나 "디지털 신대륙이라 하는 메타버스 산업의 비즈니스 기회가 앞으로 더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과기부는 민간을 지원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겠다"고 전시를 둘러본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며 인재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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