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하나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내장형 가입자 식별모듈(e심) 사용이 본격화된다.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일상용·업무용 등 분리 사용이 가능해 이용자 편의 제고가 기대될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가입하기 쉬운 알뜰폰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9월까지 국내 e심 상용화를 위한 제도 개선, 시스템 개편, e심 스마트폰 출시 등 제도·기술적 기반 마련에 나선다고 21일 발표했다. 

 

e심은 단말기에 내장된 칩에 이용자가 QR코드 등을 활용해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는 형태다. 세계이통사연합회(GSMA) 주도로 2016년부터 표준화 규격이 발간됐으며, 지난해 말 기준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도입해 미주·유럽 등에서 확산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스마트폰 50%에 e심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심은 기존 사용하는 유심(USIM)과 달리 물리적 삽입이나 교체가 필요 없고,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만으로 개통이 가능하다. 이용자의 비대면·온라인 개통과 통신사 간 이동이 수월하고, 알뜰폰의 온라인 개통도 편리해진다. 

 

아울러 듀얼심(eSIM+USIM) 이용이 가능해져 이용자 수요에 따라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일상용·업무용, 국내용·해외용 등 용도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특화망 사업자들도 개인 스마트폰을 이용해 상용망과 특화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정부와 협의체를 통해 논의해온 만큼 e심 도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e심은 5G 특화 산업과도 연결 돼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알뜰폰업계는 e심 도입으로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유심을 택배로 수령하는 비용 등이 줄어들고, 개통 절차도 간단해져 가입자 유치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내년 스마트폰 e심 상용화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 현재 유심이 기준인 상호접속기준과 무선설비기술기준을 e심도 포함하도록 하고, 단말기를 구입할 때 첫 번째 가입 회선 이후 추가 개통 회선에도 선택약정 요금할인이 적용되도록 듀얼심 단말기의 선택약정 요금할인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동통신3사는 e심과 듀얼심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알뜰폰 사업자들도 같은 시기 e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005930)도 내년 하반기 e심 내장 스마트폰을 국내 출시해 e심 이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지속 확대한다.

 

부정이용 방지를 위해 단말기 분실·도난 체계도 손 본다. 듀얼 심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릴 경우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를 사전에 하나만 등록하더라도 분실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IMEI 사전등록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 과기정통부는 국내 e심 기술 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국내 스마트폰 e심 서비스는 이용자 편익을 높이고, 알뜰폰 활성화 등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서비스 상용화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