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탐방)②정우철 에브리봇 대표 "삼성전자가 찜한 로봇회사"

국내 유일 흑자 로봇상장사…자율주행체 핵심 기술 보유로 주목도 높아질 것
삼성전자와 공동개발 강화로 가정용 서비스로봇 시장 선도

입력 : 2021-12-27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을 통해 로봇 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에서 로봇테마가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 로봇사업부와 공동개발을 진행 중인 가정용 서비스로봇 개발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에브리봇의 정우철 대표이사(사진)를 경기도 판교 에브리봇(270660) 본사에서 지난 23일 <뉴스토마토>가 만났다. 지난 7월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에브리봇은 국내 상장사 중 유일한 흑자 로봇회사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협업을 진행 중인 점도 투자자의 주목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정우철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로봇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꼽자면 '인간의 생활을 이롭게 하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 될 것"이라며 "해당 로봇의 핵심 기술은 자율주행체 개발이며, 해당 기술력을 갖춘 에브리봇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철 에브리봇 대표이사. 사진/에브리봇
삼성전자와 작년초 공동 개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해 기존 성과와 향후 개발 계획은.
 
에브리봇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로보스핀 기술이 적용된 로봇청소기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특허 2건, 해외 특허 3건을 이미 출원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2년여간의 지속적인 공동 개발로 다수의 핵심 기술이 탄생 중이고, 현재도 협업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IoT(사물인터넷) 홈서비스 로봇 구현을 위한 메이저 통신사와의 협업도 집중적으로 진행해 인간의 생활을 이롭게 하는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열풍에 이어 내년 키워드로 로봇을 제시하고 있다. 로봇 테마 관련주가 대부분 적자인 상황에서 유일한 흑자 로봇회사로 에브리봇이 지목되는데, 향후 실적 전망을 하자면.
 
내년에 흡입형 신제품 출시가 진행되면 외형 성장이 이어질 것이며, 로봇 물걸레 청소기 전용 라인은 꾸준한 성장세에 있다. 특히, 에브리봇의 신제품은 사내 신뢰성 연구소의 신뢰도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한 제품 출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매출 성장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 7월 코스닥 상장에 따른 비용 발생과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라 일회성 이슈로 파악하고 있다. 신제품 라인업 강화로 앞으로도 흑자기조는 지속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가정내 생활이 늘어나면서 로봇청소기 수요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건조기, 식기세척기에 이어 로봇청소기가 가사부담을 줄여주는 '삼신가전'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20여개국에 진출한 상태로 향후 해외시장 성장에 따른 매출 증가도 예상한다. 자율주행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로봇 공기청정기 출시도 계획 중이라 향후 가정용 서비스로봇 시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에브리봇 판교 본사. 사진/최성남 기자
지난 7월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할 당시 비교대상 기업군이 로봇 기업 보다는 생활가전 기업이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봇회사임에도 생활가전 기업과 비교한 이유가 있나. 
 
재무적 안정성 검토 단계에서 국내 유사 로봇회사들의 경우 적자기업이 사실상 대부분이라 영업 성과의 유사성을 찾을 수 없어 제외했다. 해외 기업의 경우에도 아이로봇, 로보락, 에코백스가 있었지만 에코백스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111배로 너무 높아 비교대상군에서 빠졌다. 샤오미 로보락의 경우 58배 수준이었다. 때문에 유사성을 가진 해외 로봇 회사만 사용할 경우 평균 PER이 36.6배로 너무 높게 계상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국내 생활가전기업(PER 16배)까지 확장해 회사의 공모가 밴드(PER 22배에 할인율 31.4~22.7% 적용)를 산정했다.
 
코스닥 이전 당시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공모가(3만7000원)과 비교해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회사를 평가하자면. 
 
현재 공모가 대비 주가가 밑돌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으로 보면 PER이 10~12배 수준이다. 생활가전기업의 PER이 20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생활가전기업 보다도 저평가 상태라고 판단한다. 상장 다시 비교 대상군을 통해서도 살펴봤지만, 상장회사중 사실상 유일한 흑자 로봇회사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시장에서 제 가치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저평가의 이유에 대해 시장에서는 '로봇'보다는 '청소기' 제조 기업이라는데 방점이 찍혔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로봇회사로서 에브리봇의 기술력을 설명해 달라.
 
에브리봇의 물걸레 로봇은 바퀴가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로봇이 자동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센서 인식을 통해 이동체의 방향과 속도 등을 제어한다는 것인데, 이 모든 기술을 바퀴없이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기술력의 핵심이다. 현재 에브리봇이 생산하는 로봇을 예로 들면 자율주행체에 물걸레를 부착했기 때문에 물걸레 청소용 로봇이 되는 것이고, 트레이를 부착하면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이동 로봇이 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결국 핵심은 자율주행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LiDAR 기술 설명 중인 정우철 대표. 사진/에브리봇
에브리봇이 개발·생산하는 자율주행체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바퀴 없는 자율주행체의 제어에는 주행의 안정화를 도와주는 로보스핀 기술과 바퀴 없이 방향 및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맵핑(mapping) 기술, 세세한 청소 루트를 설정해 고도화된 자율주행이 필요한 라이다(LiDAR) 기술 등이 필요하다. 해당 기술은 에브리봇이 보유한 기술력의 핵심이다. 특히 맵핑 기술의 경우 세계 최초로 에브리봇이 개발했다. 레이저를 이용한 라이다 기술에서도 진일보한 광폭레이저를 이용한 기술 개발까지 완료된 상태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팽이처럼 돌리면서 위치를 인식하는 기술이며, 지형지물을 파악하기 위한 광폭레이저 비전 프로세싱은 자율주행체의 필수 기술력으로 꼽힌다. 
 
자율주행체를 기반으로 향후 에브리봇이 꿈꾸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에 대한 청사진을 말한다면.
 
흔히 일반이 생각하는 자동차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단순 제조용 로봇이 1세대라면, 로봇청소기와 같은 단순 가사 도움 로봇을 2세대로 볼 수 있다. 현재 시점이 2세대이며, 향후 미래에는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융합된 사물인터넷(IoT)과 연계된 진정한 서비스 로봇의 시대가 올 것이다. 예컨대 현재 집안의 월패드를 통해 구동이 가능한 일괄점멸, 가스 누수 차단 기능 등은 인간이 직접 조작을 해야 하지만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서비스 로봇이 도입되면, 인간의 행위를 인식한 이동 로봇이 서비스를 조작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쇼파에 앉는 순간 로봇이 티비를 켠다거나 인간이 외출한 이후 자동으로 소등을 로봇이 하게 되고, 가스를 차단하는 등 인간 생활에 이로운 다양한 행위들이 AI를 기반으로 한 로봇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고 보면 된다. 
 
현재 에브리봇은 홈서비스 로봇의 기본 플랫폼 구축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으며, 최근에는 AI융합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인공지능과 IoT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 공간 확충을 위한 건물 매입과 개발 인력 충원, AI 핵심 기술 보유 기업과의 기술 제휴 등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우철 대표가 이끄는 에브리봇은 어떤 회사.
 
2015년 설립된 에브리봇은 2016년 세계 최초로 듀얼스핀 물걸레 로봇청소기 RS500을 출시한 이후 2017년 7월 코넥스시장에 상장했다. 코넥스 상장 이후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0년 1월 삼성전자와 위탁생산(ODM)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트리플스핀 물걸레 로봇 청소기를 출시했다. 지난 7월에는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47억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72억9400만원으로 26.1% 감소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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