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몸살을 앓는 더운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입추가 지났지만 무더위가 여전합니다. 휴가의 필요성을 실감합니다.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인데, 주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습니다. 집 주변 약국에서 판매하는 코로나 진단키트는 동이 났다고 하는데요. 갑작스럽게 수요가 몰리면서 재고가 없다고 합니다.
주식 시장은 역시 빠릅니다. 때마침 주식시장이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장을 맞이했던 시점과 맞물립니다. 급락장에선 빛보단 어둠이 보입니다. 코로나 확산 소식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여전히 우려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 빠른 투자자들은 과거의 경험을 상기해 재빨리 진단키트 관련주로 눈을 돌렸습니다.
지난 8일 기준 상한가로 올랐던 피씨엘, 진매트릭스, 녹십자엠에스를 필두로 오상헬스케어, 미코바이오메드, 씨젠, 휴마시스, 진원생명과학, 퀀타매트릭스 등 코로나 관련주로 분류되는 회사들이 단기 급등세를 나타냈습니다. 진단키트뿐만 아니라 백신, 치료제, 마스크 관련주의 동반 강세도 이어졌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점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단기 추세가 폭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의 절대적 규모와 추세는 집계가 어렵습니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확진자 집계를 따로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 집계 기준 4주간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5.1배 급증했습니다.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표본감시기관 220곳 대상의 조사 결과입니다. 하지만 입원 환자의 절대적인 숫자는 수백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입원 환자의 대부분은 고령층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여파일까요? 달라진 모습은 있습니다. 병원에선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이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병원을 찾는 환자 보호자도 마찬가지고요. 일상에선 더운 날씨로 마스크 착용자가 많지 않지만, 병원이나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이 몰리거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환경이라고 판단하면 마스크 착용이 서서히 확산하는 추세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느껴집니다.
다행인 점은 코로나의 영향력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입니다. 실제 작년 이맘때에도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하루 10만명대 확진자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습니다.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을 가동하는 실내 환경과 휴가철을 맞아 대규모 이동이 겹치면서 확진자 수가 증가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는데요. 하지만 결과적으론 코로나 확산 여파는 크지 않았습니다.
현재 코로나 재확산은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유엔(UN)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 세계 평균 코로나 양성률이 10%를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를 포함한 유럽의 경우 20%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국내외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이미 큰일을 치른 후 얻은 교훈이 작용하는 건지, 아니면 별거 아닌 것처럼 넘기려는 인식이 반영하는 건지 심리는 갈리고 있습니다.
아마 코로나 관련주를 통해 한탕을 노린 투자자라면 코로나 확산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주식시장에서 관련주의 급등락이 심상치 않습니다.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선 확진자의 증가가 이어져야겠지요. 하지만 내 삶을 망치고,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전염병의 확산을 기도하는 것은 '선의'가 아닌 '악의'입니다. 이익 추구가 최우선인 자본시장일지라도 악의적인 투자 보단 선의를 기반으로 한 정석투자가 자리잡길 기원합니다.
최성남 금융산업부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