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경제정책 5년)말 많던 '소주성' 개선 효과…양극화로 빛바래

문 정부 '노동소득분배율' 평균 64.9%…역대 정부 중 가장 높아
최저임금인상 등 경제정책 관통…'소득주도성장' 일부 효과 확인
지니계수·소득 5분위 배율·상대적 빈곤율 지수도 '일제 개선'
중기·소상공인 인건비 부담 증가…고용시장 위축은 '딜레마'

입력 : 2021-12-30 오전 5:59:00
[뉴스토마토 조용훈·용윤신 기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소주성)' 효과가 지난해까지 노동소득 분배 면에서 개선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도 축소된 경향이 뚜렷했다. 노동소득분배율 개선 폭 역시 역대 정부를 모두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의 경우는 초반까지 소득 분배의 불균등 정도를 나타내는 균등화처분가능소득 기준이 소폭 완화한데다, 올해 1인당 3만5000달러 수준의 국민소득(GNI)도 예상되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 증가와 양극화 심화는 과제로 남는다.
 
29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4년간의 노동소득분배율은 5.5%포인트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의 평균 노동소득분배율은 64.9%로 노무현 정부 60.0%, 이명박 정부 60.3%, 박근혜 정부 62.1% 등 과거 정부들보다 높다.
 
정부별 노동소득분배율 및 저임금노동자 비율 표. 자료/뉴스토마토
노동소득분배율이란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로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또 각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와 첫해의 노동소득분배율 증가 폭(5.5%포인트)도 이전 정부(노무현 정부 0.8%포인트, 이명박 정부 -0.7%포인트, 박근혜 정부 1.4%포인트)를 모두 높았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과 임금불평등은 크게 개선됐다. 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인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과거 20% 중반대에서 현 정부 들어 18.6%로 낮아졌다. 상위 10% 임금 경계값을 하위 10% 임금 경계값에 나눈 십분위 배율도 3.86으로 가장 낮았다.
 
십분위 배율은 값이 클수록 임금 불평등도가 높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조사에 올해 통계치는 미반영됐다. 일자리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정부 공식통계 자료는 내년 연말 확인이 가능하다"며 "내년 추가 자료를 발표할지 여부는 알수 없다"고 말했다. 
 
이달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소득 5분위 배율과 지니계수, 상대적 빈곤율 지수 등 3대 소득분배지표가 모두 개선세를 맞았다.
 
시장소득에 공적이전소득의 효과를 더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에서 상위 20%값을 하위 20%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2017년 6.31에서 2018년 6.86으로 소폭 상승한 뒤 2019년 6.85, 2020년 5.92, 2021년 5.34으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올해 1인당 GNI이 3만500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도 긍정적 신호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GNI 3만5000달러를 구매력으로 환산하면 4만 달러가 넘어간다"며 "(문재인 정부 기간) 국민의 삶은 작은 폭이지만 나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도 이를 방증한다. 올해 3월말 기준 가구 소득을 개인소득으로 환산해 소득 분배의 불균등 정도를 나타내는 균등화처분가능소득인 지난해 지니계수는 0.331으로 전년 대비 0.008포인트 감소했다.
 
2017년 17.3%을 기록한 상대적 빈곤율도 2018년 16.7%, 2019년 16.3%, 2020년 15.3%로 완화됐다. 수당,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31.7%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금과 소득 불평등 완화에 노력을 기울여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건 사실"이라며 "기초연금, 장애연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같은 복지정책 확대도 소득불평등을 낮추는 데 효과를 더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지난 7월1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공익위원과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13표 기권 10표로 2022년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결정된 투표결과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양극화 심화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7년 31만6000명으로 증가했던 취업자 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 반영된 2018년 9만7000명 늘어난데 그쳤다. 이후 2019년 30만1000명 늘었으나 통계청의 일자리 분류 변경 등으로 정확한 증가폭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21만8000명이 줄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6만1000명 감소한 130만1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5만6000명 증가한 424만9000명으로 지난 2013년(427만1000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충격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한계상황에 부딪힌 자영업자들 조차 고용을 꺼린 탓이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두되는 일자리 변동에 걸맞는 노동자 교육 인프라 구축과 취약계층 복지를 통해 불평등 해소를 지목하고 있다.
 
우석진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노동시장 구조조정 대 전환기에 서 있다"며 "변화에 말맞춰 교육훈련에 투자하고 인적자본을 축적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가면서 복지제도의 근간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을 올려 취약계층에 대한 공적이전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조용훈·용윤신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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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