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민생·방역예산 2300억원 증액을 서울시의회에 제안했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를 불과 하루 남겨두고 시의회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생존지원금 추가 재원을 지방채 2000억원 추가 발행과 예비비 300억원을 가용해 마련했다. 기존에 편성한 5400억원과 합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생존지원금은 총 7700억원 규모다.
이미 올해 채무율이 22%에 달했던 서울시는 "지방채 추가 발행으로 내년에는 재정건전성 관리 기준인 25%에 근접하게 됐다"며 "민생위기 극복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재원을 동원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초 3조원을 제안했던 시의회는 최소 1~2조는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가 그동안 쟁점이 됐던 민간위탁 보조사업과 TBS 출연금을 일부 복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시의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보상을 1순위 목표로 설정하면서 부터다.
전날 김인호 의장은 임인년 신년사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국가 주도의 손실보상은 턱 없이 부족하다"며 "더는 미루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추가 지원 금액은 내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조기 추경을 편성하자고 시의회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시의회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서울시가 재정 위기를 이유로 생존지원금 추가 편성에 소극적인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호평 예결위원장은 "채무비율이 300%에 달하는 자영업자들을 두고 시가 재정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생존지원금이 적으면 시민들에게 부채를 더 짊어지라는 것과 마찬가진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시의 행정을 따라와달라고 시민들에게 말씀드릴 면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양측은 서울시의 재원마련 방안을 놓고 여러차례 반박 입장을 냈다. 시의회는 순세계잉여금과 예치금 편성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라고 서울시에 주문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일반회계상 순세계잉여금은 회계연도 결산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는 규모와 내역 파악이 어렵고, 각각의 설치목적이 정해져 있는 기금들의 예치금을 모두 끌어모아 생존지원금에 투입한다면 기금의 여유재원을 고갈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시의회는 준예산 사태를 맞지 않기 위해 44조원 규모의 예산안 처리를 '연내' 완료한다는 목표다. 시의회는 서울시와 합의가 무산될 경우 자체 수정안을 마련해 오는 30일 예정된 임시회에서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제303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