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44조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안이 연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안으로 처리를 하지 않으면 준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점 때문에 양측이 부담감을 느낀 결과로 보인다.
30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서울시가 총 7700억원 규모로 제시한 민생·방역지원 예산안을 수용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서울시는 기존 5400억원에서 지방채 발행과 예비비 등으로 2300억원을 추가 마련했고, 시의회는 조금 더 증액하는 선에서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앞서 서울시시와 시의회는 3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생존지원금 편성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갈등을 이어왔다. 시의회는 순세계잉여금, 금고 예치금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으나 서울시는 이미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재원을 동원했다며 맞섰다.
다만 시의회가 전액 삭감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사업과 오 시장이 삭감한 TBS 출연금 복원 규모를 두고 막판 조율이 지연되고 있다.
시의회는 서울런·안심소득·서울형 헬스케어 등 오 시장의 공약 사업을 전액 삭감했고 오 시장은 '서울시 바로세우기' 일환으로 고 박원순 전임 시장 시절 추진했던 민간위탁·보조금 사업과 TBS 출연금을 대폭 줄였다. 양측은 삭감된 예산을 일부 복원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정확한 증액 규모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날 오후 예정됐던 의원총회가 연기되며 31일 원포인트 임시회가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서울시와 시의회는 올해 안으로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처리 불발로 준예산이 편성될 경우 오 시장의 공약 사업은 물론 시의회가 강조한 민생 방역 예산 지원도 올스톱되기 때문이다. 준예산은 올해 예산을 기준으로 내년도 사업비를 집행하기 때문에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사업들은 추진하기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려 했으며 큰 틀에서는 합의가 됐다고 본다"고 했고 시의회 관계자는 "준예산까지 가지 않기 위해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지만 그렇다고 갈등이 완전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