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에도 "무겁고도 책임적인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부터 5일 동안 진행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마무리하고 회의 결과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대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1일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전원회의를 통하여 우리 모두는 올해 사업 못지 않게 방대하고도 중대한 다음해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면서 무겁고도 책임적인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조성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송은 김 위원장이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관심을 끌었던 김 위원장의 대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대남·대미 관계 방향을 논의했지만,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외 관계 방향 논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지속과 미중 갈등 등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당분간 상황을 주시하며 대책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초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대남·대외관계를 담당하는 분과를 처음 별도로 구성해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메시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한미가 종전선언 문안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지난 9월말 이후 김 위원장의 종전선언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도 주요 관심사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한반도 상황과 국제질서의 불확실성 때문에 (메시지를) 공개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고,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이라든지,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간의 갈등 상황을 다 봐가면서 대화의 시점과 내용을 정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대외 관계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농업과 경제 부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또 국방력을 계속 강화하면서 비상방역에 전념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공식 서열이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됐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치국 재입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