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일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복지정책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 국민의당 대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정작 꼭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할머니가 어린 손녀를 홀로 키우고 있는데도 오래 전에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 자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밥을 굶는데도 생계급여 수급자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완화가 아닌 전면 폐지를 할 때가 됐다"고 선언하고 "이 문제는 차기 정부가 어떤 국가, 어떤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국정 철학의 문제이며 그것이 국민을 위한 혁신의 길이라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담대하게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우리나라의 상대빈곤율은 1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고,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43.4%에 달한다"며 "어르신 두 분 중 한 분 정도가 중위소득 50% 이하의 빈곤층이라는 뜻으로 200만명의 어르신들이 거리에서 폐지를 줍고 계시는 것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절대빈곤층이 존재하는 나라의 복지정책과 전략은 그분들에게 우선적으로 집중돼야 한다"며 "어렵고 절박한 분들에게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만큼은 국가와 사회가 책임짐으로써 공동체 정신과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되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위소득 40% 이하 약 50만명의 비수급 빈곤층 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생계급여,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전면 폐지에 소요되는 재정은 중위소득 40% 이하 기준 연간 약 3~5조원으로 추정된다.
안 후보는 "그동안 정부는 재정 핑계를 댔지만, 한해 국가 예산 607조 원의 1%도 안되는 예산이 없어서 못 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방만한 기득권 재정구조를 고치겠다는 혁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일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대표회의실에서 복지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