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상대방의 연락처만 알면 돈을 보낼 수 있는 토스의 송금 서비스가 잇단 오송금 사고로 사용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송금 받는 상대방의 연락처가 이전 주인이 있던 번호일 경우, 돈이 이전 주인에게 송금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스의 연락처 송금 서비스 화면. 송금을 받는 모 광고부장 이름과 함께 밑에 토스에 등록된 번호 이전 주인의 이름이 표시돼 있다. 사진/토스
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토스 사용자 A씨는 최근 친구의 휴대폰 번호로 약 3만원 가량의 돈을 송금했는데 돈을 받지 못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알고보니 해당 돈은 친구의 번호를 썼던 이전 주인에게 입금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했다.
토스의 연락처 송금 서비스는 돈을 받는 사람이 토스 회원이면 토스머니로 입금이 되고, 토스 회원이 아니더라도 개인계좌로 돈을 받을 수 있는 링크가 문자로 발송된다. A씨의 친구는 토스 회원이 아니어서 링크 문자를 받았어야 했지만 이마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토스 고객센터에 송금 반환 건의를 요청했지만 돈을 돌려받기까지 4주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센터는 A씨에게 ‘오수취인에게 당신의 이름과 연락처, 계좌번호를 공개하는 데 동의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A씨 입장에선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노출하는게 꺼려질 수 있는 부분이다.
A씨는 “토스 송금 서비스를 처음 써본 것도 아니고 그동안 해왔듯이 친구 연락처로 송금을 한건데 황당하다”면서 “상대방의 번호가 이전 주인이 있던 번호인지 신규 번호인지 어떻게 알고 보내느냐. 번호의 주인이 바뀌었으면 거기에 따라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하는데 토스 시스템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A씨와 비슷한 사례는 온라인 상에서도 많이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 토스 측에선 시스템상 개선책은 내놓지 않고 있어 유사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토스 고객센터에 착오송금 반환 신청을 했지만 최종 반환까지 차일피일 미뤄진 경우도 있는가 하면, 이체를 실행한 시중은행에 문의를 하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 측은 사용자가 송금시 수취인을 잘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금 전 화면에 현재 번호 주인의 이름과 함께 밑에 토스에 등록된 사용자명을 마스킹으로 표시해놓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토스 관계자는 “휴대폰 번호를 변경하면서 기계도 같이 바꾸면 앱 재설치 과정에서 변경된 번호가 반영되는데, 기계는 그대로 쓰고 번호만 바꾸는 경우엔 사용자가 직접 변경된 번호를 등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착오송금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착오송금 건수와 피해액은 2017년 2197건·2억6379만원에서 2018년 6695건·10억6126억원, 2019년 1만3843건·29억4785억원, 2020년 2만1595건·53억2334억원에 달했다.
이 중 토스의 최근 5년간 착오송금 건수는 3만6450건, 금액으론 85억3786만원에 달했다. 핀테크 금융 플랫폼 업체 중 최다 오송금을 기록했다.
사진/토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