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가 900만장에 육박했다. 국민지원금 지급 등으로 카드 승인금액이 늘었지만 네이버페이 등 비대면 간편결제 이용이 늘면서 휴면카드가 계속 증가하는 양상이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휴면카드 수는 895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가 99만4000장으로 전년 대비 25.2% 상승해 가장 많이 늘었다. 뒤를 이어 비씨카드가 35만6000장으로 전년보다 19.9%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14.5% 상승한 130만5000장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161만3000장으로 7.2%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카드는 145만4000장으로 6.1% 늘었다. 신한카드는 4.8% 증가한 116만5000장으로 확인됐다. 하나카드는 94만1000장으로 전년 대비 0.7%가량 소폭 늘었다. 반면 유일하게 삼성카드는 112만6000장으로 1.1% 감소했다.
총 카드수 대비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비씨카드가 38.9%로 가장 높았다. 다만 올해부터 자체 카드 발급을 확대하면서 비율은 계속 하락하는 중이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우리카드가 각각 14.1%, 12.1% 10.4%로 10%대를 기록했다. 나머지 카드사는 △국민카드 9.5% △현대카드 8.1% △삼성카드 7.5% △신한카드 5.8% 등이었다.
카드업계 전반에서 휴면카드가 늘어난 것은 네이버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 사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자 신용카드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실제 카드결제 대비 간편결제 이용액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5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늘었다. 카드결제 일평균 이용액은 2조1020억원으로 증가율이 10.2%에 그쳤다. 국민지원금 지급 등으로 카드결제 이용 빈도가 늘어났음에도 간편결제 사용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토스페이먼츠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결제 시장 규모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라며 "쉽고 편리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발급이 가능한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휴면카드를 증가하게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초기 혜택만 얻고 카드를 사용을 중단하는 체리피커들이 늘어났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휴면카드 자동 해지 규정이 폐지되면서 5년 유효기간 내 휴면카드를 재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휴면카드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카드사들은 간편결제 영향력이 확대에 맞서기 위해 자체 카드 앱 개선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국민카드가 업계 최초로 간편결제 앱 'KB페이'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신한카드는 '신한플레이'를 내놨다. 롯데카드도 지난달 맞춤형 서비스 강화하는 등 신규 앱을 선보였다.
상생지원금 지급에도 카드사들의 휴면카드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