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시중은행들이 영업시간을 정상화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 바 있다. 대면 고객들의 민원이 줄면서 직원들의 반응이 좋고 업무 효율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에서다. 단축영업에 대한 고객 불만이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점포 영업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 운영 중이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영업 시간에 제한을 받았던 식당과 카페 등은 정상 영업에 들어갔지만 은행은 여전히 단축 영업을 하고 있다.
은행의 영업 시간 단축은 작년 7월 은행들이 속한 금융산업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합의했다. 당초 합의에는 영업 시간 단축을 2주 동안 시행하되 3단계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합의대로라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 만큼 은행 영업 시간도 정상화 돼야 한다. 하지만 이를 논의해야 할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영업 시간은 노조와 단협으로 정해진 내용이라 개별 은행들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면서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은행들이 단축 영업을 이어가는 것은 비대면 영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은행들은 점포에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 중이다. 신한은행은 화상상담창구에 디지털데스크를 마련해 AI 은행원이 고객 상담을 해주고, 하나은행도 STM(스마트텔러머신)을 만들어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영업 시간 단축과 관련한 고객 민원도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은행들은 일부 점포에 한해 평일 저녁 시간대로 영업 시간을 늘리고 주말에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일부 점포를 오후 6시까지 운영 중이고 신한은행은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 점포를 만들었다.
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도 단축 영업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점포 영업이 종료된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건 아니고 직원들의 업무는 점포 셔터를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이라며 "다만 대민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단축 영업을 반기는 분위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울 시내 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