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설 전 25~30조 추경 가능"…전국민재난지원금 재추진(종합)

전국민 재난지원금 형태로 소비쿠폰 추진…반대여론 의식 '여야 합의' 강조

입력 : 2022-01-04 오후 5:19:35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지원을 위한 '소비쿠폰'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형태의 소비쿠폰 지급을 위해 25~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설 전에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반대 여론 및 또 다른 입장 번복을 의식한 듯 "여야 합의", "여력이 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이 후보는 4일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공장을 찾아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의 기로에 선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과 관련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매출을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역화폐 또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이름으로 지급된 소비쿠폰 지원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가장 원하는 지원"이라고 확신했다. 정부와 야당 반발에 한 발 물러섰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재차 꺼내든 것이다. 앞서 이 후보는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돌연 "전국민 재난지원금, 고집하지 않겠다"며 "여야가 합의 가능한 것부터 즉시 시행하자"고 물러선 바 있다. 
 
이 후보는 또 "소비쿠폰을 전 국민에 지급하면 전 국민을 지원하는 동시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을 지원하는 이중효과가 있다"며 "이미 재작년에 가장 효과가 큰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 전에 (지급이)가능하냐고 하면 저는 당연히 가능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규모 추경 편성을 위한 국회 논의를 여야에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협의를 해야겠지만 다른 나라들은 1인당 100만원 수준의 지원을 했기 때문에 최소한 그 정도는 지원해야 한다"며 "설 전에도 25~3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이)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나는 1인당 50만원에 못 미치는 정도를 지원했다"고 지원에 인색한 현실을 지적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말에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 지원을 위해 약 25조원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한국형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 지역화폐 연 50조원 발행, 소상공인 신용대사면 등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정책 발표도 이어갔다. 이는 55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생계민심을 다독이는 동시에, 이들 가족까지 더하면 1000만표를 훌쩍 넘는 대단위 표심 공세다. 여야 모두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부동산 민심으로 뭉친 서울과 갈 곳을 잃은 2030, 코로나로 지친 자영업자들의 생계민심을 꼽고 있다. 
 
이 후보의 계속된 생계민심 공세는 표심 결집으로도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1월3주부터 12월3주까지 격주 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자영업자층에서 지지율이 30%에서 43%, 또 다시 45%로 상승세를 탔다. 다급해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5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를 다시 100조원으로 규모를 대폭 늘렸다. 하지만 '당선 뒤에 추진하겠다'고 말을 바꾸면서 빈축만 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경기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제는 철회된 듯 했던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다시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데 있다. 당장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또 다시 말 바꾸기를 한다며 즉각 공세를 취할 조짐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대변인은 "코로나19 위기의 핵심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영업손실"이라고 했다. 여론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생존 위기에 직면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집중해야지, 전국민 형태로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20~21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이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철회한 데 대해 60.2%가 '잘한 결정'이라고 반겼다. 
 
이 후보는 이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여야 합의'를 제시했다. 홀로 책임지기보다 여야 합의는 부담이 덜하다. 다만, 국민의힘이 반대할 공산이 커 현실화까지는 뚫어야 할 난제가 많다. 이 후보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국민의 어려움, 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처럼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부분에 대한 보상지원이 필요하다"며 "다만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여야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시기에 우리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 최대한 넓게, 두텁게 지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전국민을 대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용 소비쿠폰을 지원하는 것도 국민들에게 지원하는 이중효과가 있기 때문에 여력이 된다면 그 부분까지 좀 검토해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후원회 회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후원회 출범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한편, 이 후보는 같은 날 '이재명 후원회 출범식'에서 국민들이 2030원의 소액으로 후원금을 채우겠다고 했다. 다분히 2030 청년세대를 겨냥했다. 이 후보 후원회장을 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후원회는 소수의 고액 후원자보다는 많은 국민이 적극 참여해서 소액으로 우리 이 후보를 함께 만들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도 "고액 후원보다 많은 국민들이 소액으로 참여해서 더 유능한 정부를 만드는 데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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