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사, 부동산 자산 충당금 충분히 쌓아야"

금감원장-연구기관장 간담회 개최
"금리 상승기 단기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 강화할 것"

입력 : 2022-01-05 오후 3:11:5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5일 "금융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관련 자산에 대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투자손실을 적시에 평가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며 "구조화 및 유동화 과정 등을 거치며 부동산금융의 형태도 복잡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9월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2488조2000억원으로, 2019년 말(2067조원)에 비해 20%가량 증가했다. 
 
금리 상승기에 단기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 강화 방침도 밝혔다. 정 원장은 "시장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할 경우 MMF(머니마켓펀드), RP(환매조건부채권), CP(기업어음) 등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럴 경우 특히 단기자금시장 의존도가 높은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우려된다"며 "단기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한 금융회사의 유동성 영향, 업권 간 전이 가능성 등을 폭넓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정 원장은 "가계부채가 경제 제약요인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차주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등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관행'을 정착해 나가는 한편, 가계대출 증가세를 코로나 이전 수준인 4~5%대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서민·취약계층의 실수요대출에 대해서는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세심하게 관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소상공인 지원 강화와 관련해서는 "개인사업자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 장기화로 폐업 위기에 놓인 사업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회사는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하고 정부와 금융당국은 취약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지원방안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가동 중인 프리워크아웃, 채무재조정 제도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매출회복 지원을 위해 은행 및 유관기관과 연계한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연구기관장들이 최근 오미크론 확산세로 주요국 성장률 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 통화당국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감독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정 원장은 "거시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불확실성들이 상존하고 있어 경기 하방위험에 유의하면서,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선제적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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