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내년도 자동차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책정을 두고 손해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료 인하 압박이 높지만, 최근 자동차 정비공임 수가(정비수가)도 인상돼 무턱대고 보험료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계속 증가하면서 적자 규모도 커져 보험료 인상을 요구하는 업계 목소리가 높다.
1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는 현재 금융당국과 업계 간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보험료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책정하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가입 상품이라 보통 12월에 금융당국과 보험사가 내년도 요율을 논의한다.
최근엔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실제 올해 10월까지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0.8%로 전년 동기 대비 4.5%p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손보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이 호전된 것도 보험료 인하 요구를 부채질한다.
다만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를 결정하는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가 지난 1일 정비수가를 4.5% 인상해 손보사 입장에서도 보험료를 무작정 내리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내년도 자동차보험료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보험료를 인상하기엔 국민 여론이 안 좋고, 인하하기엔 손보사들이 경영 부담을 호소하고 있어 동결에서 적당한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건 없다“면서도 ”논의가 마무리 되는대로 보험사에서 적정 수준으로 최종 인상률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손보험료는 자동차 보험료와 반대 상황이다. 올해 실손보험 적자 규모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보험료 인상을 요구하는 업계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서다. 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손실 규모는 2019년 말 2조3546억원에서 작년 말 2조3695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손실 규모가 1조7000억원을 기록해 올 연말까지 3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보험사들은 이번주부터 고객에게 '내년 보험료가 2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인 가운데, 최종 인상률은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와 협의 후 연말쯤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오는 16일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손해보험사 CEO들이 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자동차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책정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 마포구 한 도로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