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국민의힘 내홍 한가운데에 있었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다시 극적으로 봉합된 가운데 이 대표는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며 함께 '연습문제'를 풀며 선거전략에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자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박수영 의원을 향해서는 "적당히 하시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큰 틀에서 어제 어떤 합의를 이뤘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어제 합의가 100% 만족스러울 순 없다"며 "구체적 (합의)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전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진 마라톤 의원총회는 이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의 성토로 넘쳐났다. 이를 뒤집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극적으로 화해하면서 극한으로 치닫던 내홍도 또 다시 봉합 국면으로 전환됐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의총 모두발언에서 대선 승리를 위한 대전략으로 자신의 '세대포위론'을 다시 꺼내들고, 이것이 아니라면 대안은 무엇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준석 대표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제 구체적 합의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 대표는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만큼 앞으로 선거전략을 공유하며 개선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제안했던 연습문제를 풀며 구체적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선대위가 선대본으로 재편되며 선대본부장으로 선임된 권영세 의원에게 전달한 연습문제는 △출근길 지하철 인사 △젠더·게임특위 설치 △배달 플랫폼 노동 경험 등이다. 윤 후보는 전날 오전 여의도역에서 출근길 인사에 나서며 이를 실행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대표는 젠더·게임특위 위원장으로 하태경 의원을 추천했다.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던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에 대해서는 선거기구 의사소통 문제로 규정하고, 권영세 본부장 중심으로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날 의총 직후 이 대표가 직접 운전하고, 윤석열 후보와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본부장 등이 함께 탑승해 평택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소방관 빈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선거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동하며)선거 관련해 각자 갖고 있는 우려사항을 전달했다"며 "수원쯤 지나는 구간부터 후보가 너무 피곤한지 자고, 저랑 김 원내대표, 권 총장과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임팩트 있는 전략이 안 나오고 있는데, 이런 이런 것을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후보가 '대표님, (지하철 출근길 인사)가서 도대체 인사할 때 뭐라고 해야 되는 겁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다른 라디오에 출연해 '의총 현장 분위기가 격앙됐었다', '후보 뜻을 따른 것' 등의 발언을 한 박수영 의원을 향해서는 "적당히 하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박수영 의원이 의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하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는 "(단일화를)제안할 생각이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선 자강론' 차원으로 해석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