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회삿돈 198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8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실질심사 참여를 이씨가 스스로 포기했다고 밝혔다.
거액의 횡령 범죄 혐의가 이미 상당 부분 입증됐고, 은신 중 체포됨에 따라 구속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 씨 측이 구속 여부를 다투지 않기로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씨가 영장실심심사를 포기하면서 법원은 피의자와 변호인 출석 없이 서면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리를 진행 중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던 이씨는 지난해 12월30일 잠적했다가 이달 5일 파주 자택에서 검거됐다.
이씨는 지난해 3월 회삿돈 50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보냈다가 원상복구시키는 등 그해 말까지 총 1980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을 받는다.
이 씨는 횡령금 중 1430억원으로 지난해 10월 동진쎄미켐 주식을 매매했다가 되팔면서 약 300억원의 손실을 봤다. 또 1kg 금괴 851개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중 497개는 이씨 체포 현장에서 압수됐지만, 나머지 354개는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이씨는 총 75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아내와 처제 등 명의로 차명 매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이들 부동산에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하는 한편 범행을 공모한 공범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회삿돈 19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45)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취재진이 모여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