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멸공' 논란 확산에도 '노빠꾸 정용진'

정 부회장 "걔네들을 비난 않고 왜 나에게 악평을 쏟아내냐"

입력 : 2022-01-10 오전 9:23:08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연일 '멸공' 발언을 이어나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멸공 논쟁'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권까지 확산하며 가열화되는 양상이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활발히 해오던 정 부회장은 지난 9일 인스타그램에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를 위협하는 위에 있는 애들을 향한 멸공"이라며 "걔네들을 비난 않고 왜 나에게 악평을 쏟아내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면서 '넘버원 노빠구'라고 쓰인 케이크 사진을 함께 올렸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앞으로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영광된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본다면 그런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며 싸우지 말고 다 같이 멸공을 외치자면서 "그게 바로 국민들이 바라는 대화합"이라고 밝혔다.
 
또 정 부회장은 한자로 '사업보국(事業報國), 수산보국(水産報國)'을 쓰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창업이념으로도 알려진 사업보국은 기업을 일으켜 국가에 기여한다는 의미다. 멸공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에서 논란이 벌어지는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앞서 인스타그램에서 '멸공'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며 삭제하자 멸공을 붙인 글을 잇달아 올렸다. 인스타그램은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하며 삭제된 게시물을 하루 만에 복구 조치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하고 대신 김정은 부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기사 캡처 화면과 함께 새글 올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멸공 발언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나는 공산주의가 싫다'는 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6월과 11월 검찰에 통신 조회를 당한 사실도 알렸다. 정 부회장은 “진행 중인 재판이 없고 형의 집행이 없고 별다른 수사 중인 건이 없다”면서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내 통신내역을 털었다는 얘기냐”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서 시작된 국민의 힘 '멸공' 릴레이에 대해 "일베 놀이"라며 비판하는 트위터 게시글을 올리자 이를 캡처해 “이분 진짜 리스펙(존경한다)”이라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조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에도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며 정 부회장을 저격했고, 정 부회장은 이를 캡처해 "리스펙"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바 있다.
 
사업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치적 발언을 삼가는 재벌가 분위기와 다르게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는 정 부회장에 대해 오너리스크로 번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산당과 관련한 글을 신세계그룹의 중국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태그를 반복해 사용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희생자 추모글을 풍자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sorry and thank you" "OOOO. OOO" 등의 변형된 글귀를 올리기도 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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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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