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테마탄 '오리엔트정공'…오스템발 악재에 '전전긍긍'

3월 감사보고서 '체크'…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시 상장 유지 불투명
이재명 테마주 타고 투자자 관심 높지만…오버행 주의해야

입력 : 2022-01-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중요한 회계 계정과목인 '손상차손'에 대한 증권신고서 오기재 논란에도 순조롭게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을 마무리한 오리엔트정공(065500)의 청약 흥행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테마주 투자를 노린 주주들의 청약이 대거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잔액인수인으로 참여하는 상상인증권(001290) 입장에서도 대규모 실권주 인수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오스템임플란트(048260)의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으로 올해 역대급 감사 시즌이 예고되면서 오리엔트정공에 대한 투자자 주의는 요구된다. 작년 내부회계관리제도의 미비로 '비적정' 의견을 받은 바 있는 오리엔트정공이 올해에도 '비적정' 의견을 받을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상장 유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들어간다. 최악의 경우 '상폐'에 이를 수도 있다.
 
상장 폐지 위험성을 지적한 오리엔트정공 증권신고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리엔트정공은 구주주 청약결과 830만주 모집에 823만7291주가 청약돼 청약률 99.24%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실권주 6만2709주는 오는 11~12일 일반공모로 진행된다. 앞서 최종 실권주에 대해서는 발행주관사인 상상인증권 잔액인수(실권주전량인수)를 진행키로 했기 때문에 자금 조달은 무리없이 완료될 전망이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두달 사이 진행된 상장기업의 유증에서 발행주관사 수수료를 가장 높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엔트정공의 실권주 인수에서 인수금액의 20%를 수수료로 받기로 했으며, 기본수수료로 모집총액의 2%나 4억원 중 높은 금액을 받기로 했다. 오리엔트정공의 계속 기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재무적 안정성 훼손 등 다방면에 대한 판단 결과 잔액인수인인 상상인증권 측에 유리한 인수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선 주의가 필요하다. 유증 이후 다가오는 감사 시즌과 대규모 오버행 이슈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우선 오는 3월 감사보고서를 통해 판명되는 투자주의환기종목 해소 사유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오리엔트정공은 작년 3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비적정 의견에 따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을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될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최근 오스템임플란트의 역대급 횡령 사건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가 타이트해 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자 환기가 요구된다.
 
오리엔트정공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건과 오리엔트정공은 무관하다"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미흡에 따른 2년 연속 투자주의 환기 종목 지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인회계사 출신의 내부 회계관리책임자를 선임하고 국내유명 회계법인인 삼정(KPMG)과 회계감사 수준의 내부회계관리 제도 고도화 작업으로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 문제점을 완전히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재무보고와 관련된 신뢰성 확보를 위해 회사 업무를 관리 통제하는 내부 통제 시스템으로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종목에 한해 내부회계관리 비적정 기업을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하고 2년 연속 '비적정'을 받으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올린다.
 
오리엔트정공은 재무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5대 1의 감자를 완료했다. 감자 후 주식수는 2344만2912주로 줄었고, 자본금은 기존 586억700만원에서 117억2100만원으로 감소했다. 오리엔트정공은 감자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신규제품 생산으로 매출도 증대해 영업손익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실적 개선과 관련해 단순 오기재로 정정된 '손상차손'에 대한 체크도 필요하다. 기업실사를 진행한 상상인증권은 최초 투자설명서에서 "오리엔트정공은 자동제세동기 개발 관련 일부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돼 개발활동을 중단하고 2020년중 21억8700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바 있다"고 지적했지만, 해당 내용은 단순 오기재로 정정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상상인증권이 유증 일정 지연을 우려해 최초 오류를 인식한 시점에도 수정하지 않은 부분으로 <뉴스토마토>의 취재 결과 확인됐다. 회계상 중요한 계정과목인 '손상차손'과 관련된 부분의 정정이기 때문에 감독당국의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상상인증권 측은 "삭제 내용은 오리엔트정공과 관련된 부분이 아니다"면서 "증권신고서의 효력발생 이후 유증 일정 지연 등의 우려로 정정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리엔트정공의 악화된 실적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오리엔트정공은 2020년말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87억5300만원, 당기순손실이 181억8800만원이 발생했다. 미처리결손금도 296억6800만원에 달한다. 지난 3분기말 기준으로도 여전히 유동부채(516억3600만원) 대비 유동자산(392억9800만원)이 123억3800만원 가량 초과한 상태다. 
 
상상인증권은 "지난 3분기말 영업이익의 흑자전환을 달성했지만,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23억3800만원을 초과하며 여전히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오리엔트정공의 외부감사인은 2020년 감사보고서 및 2021년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현재 증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정공이 유증 이후 대규모 오버행(잠재적물량부담) 이슈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오리엔트정공의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가 이재명 후보의 10대 소년공 시설 근무했던 회사다. 이번 유증의 발행가격이 주당 1900원인 만큼 가격적인 메리트는 크다. 이날 종가가 2880원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시점 기준으로 50% 가까운 수익이 가능하다. 이번 유증은 오는 14일 납입이 진행되고, 신주는 오는 28일 상장될 예정이다. 오리엔트정공의 증자 비율은 현재 발행주식총수( 2344만2912주)대비 35.41%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가 수준과 비교해 낮은 유증가로 인해 신주 상장 시점에 대규모 물량이 일시 출회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면서 "오버행 이슈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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