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허경영에도 밀린 심상정, 예견된 일정 중단

지지율 2~3% 답보…국민 주목 끄는 '충격요법' 선택
내부 향한 불만 폭발 시선도…선대위, 일괄 사퇴로 쇄신 길 열어

입력 : 2022-01-13 오후 3:41:22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정의당이 대선 지지율 답보에 빠지면서 위기에 처했다. 선거일정을 전면 중단한 심상정 후보는 휴대전화까지 꺼둔 채 칩거에 들어갔고, 선대위는 일괄 사퇴를 결의했다. 전면 쇄신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지만,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존재감은커녕 진보정당의 가치와 대중정당의 지향도 잃었다는 지적이다. 총체적 난국이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13일 출입기자들에게 "당 선대위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알렸다. 전날 저녁 "심 후보가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심 후보는 현재 당과의 접촉마저 꺼린 채 외부에 머물며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의당은 후보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여영국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심 의원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심 후보와 연락이 안 돼 답답한 상황"이라며 "의원실은 후보와 소통이 되는지 파악하러 왔는데 역시 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심 후보의 숙고 기간이 좀 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간 후보께서 이번 대선 출마가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몇 번을 말씀하셨다. 그런 점에서 후보를 믿는다"고 했다. 
 
대선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의당이 '후보 일정 중단', '선대위 일괄 사퇴'라는 위기를 낳게 된 배경은 지지율 부진이 결정적이다. 그간 '주 4일제', 병원비를 연 100만원만 부담케 하는 '심상정케어'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큰 반향을 이끌지 못했다. 심 후보는 일정 중단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국민들이 정권교체 시대전환에 열망이 매우 큰 데도, 제가 그 대안으로서 믿음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럽고 고심이 많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표한 1월 첫째 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심 후보의 지지율은 3.0%에 그쳤다. 3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14.0%)와의 격차도 크다. 앞서 11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심 후보는 이재명·윤석열·안철수 후보와의 4자 대결에서 3.2%의 지지도에 만족해야 했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2.2%의 지지를 얻어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3.2%)에게도 밀렸다. 6.17%(201만7458표)의 득표를 기록했던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간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서 노동자와 농민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자임해왔던 정의당으로서는 고개를 들 수 없는 참혹한 결과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심 후보의 일정 중단에 대해 "최근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행동으로 보인다"며 "그간 정의당을 향한 표심을 보면 강성 지지층이 5% 정도는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수준에조차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 지지율 문제뿐만 아니라 그간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선대위를 향한 심 후보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선대위에 대한 압박과 함께 국민적 시선을 이끌기 위한 일종의 충격요법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심 후보의 전격적인 일정 중단 선언 후 곧바로 일괄 사퇴를 결의한 선대위는 '달라지겠다'는 메시지를 심 후보에게 전달했다. 이를 심 후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이 평론가는 "최근 선대위 해산을 선택한 윤석열 후보처럼 심 후보도 선대위가 본인 뜻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게 필요했을 수 있다"며 "앞으로 대선 완주, 단일화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의당은 "그간 심 후보가 대선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말을 한 적은 있지만, 선대위를 향해 불만을 토로한 적은 없었다"며 "심 후보가 선대위에 불만을 표출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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