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정몽규 회장 사퇴…"아파트 철거 후 재시공 검토"

"23년 동안 회사 발전 노력…이 시간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
"안전점검 문제 발견 시 분양해지·재시공 방안 고려할 것"
누리꾼 "무조건 재시공해야지"…전문가 "철거하는데 시간 많이 걸려"

입력 : 2022-01-17 오후 1:45:17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최근 1년새 발생한 두 건의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그는 최근 발생한 아파트 현장에 대한 원인 규명 이후 계약해지뿐 아니라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용산 사옥 대회의실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한 입장 발표를 진행했다.
 
정 회장은 앞선 두 건의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3년 동안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며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의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잇따라 붕괴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인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단지는 시공사 퇴출을 주장하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명에서 '아이파크'를 없애달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 단지에는 '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주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재건축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단지다.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로 거듭날 예정이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단지명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명을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10시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 대회의실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진 기자
정 회장은 떨어진 신뢰 회복과 함께 안전 품질 보증 강화 방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며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정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에 대해서도 철거 후 재시공까지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대책이 나올 것으로 생각돼 원인을 찾는 데 있어서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라며 "화정지구 아파트에 대해서는 내부 전문가와 상의 후 안전점검에 의해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에 대한 분양해지는 물론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 방안까지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 오픈채팅 등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은 냉담하다. 한 누리꾼은 "안전점검에 문제가 있다며 계약해지와 재시공하겠다는 것은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하겠다가 아닌 고려해 보겠다"라며 "안전 진단에서 이상 없다하면 빠져나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완전 철거 이후 재시공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점검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철거를 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감이 오지 않는다"며 "철거도 기존에 하던대로 하긴 힘들 것이며 관련된 최고 전문가들이 와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돼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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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