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제가 제일 과학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 잘 아실 겁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기초과학자·의사과학자 출신으로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강조하며 국내 과학계를 일으킬 적임자임을 자임했다. 대선후보마다 각종 과학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타 후보들이 가지지 못한 경험을 부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안 후보는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열린 '대선캠프와의 과학정책 대화'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이날 오전 박영선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을 시작으로 안 후보, 20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참석해 대선 주자들의 과학기술정책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안 후보는 이날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누구보다 과학을 잘 알고 또 관심이 많은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번 후보들은 전문가들이 써준 과학정책 공약을 그대로 읽고 '과학이 중요하다'는 영혼 없는 말을 한다"며 "이후 당선이 되면 자기가 한 말을 다 잊어버린다. 대선 출마 이전 그 사람의 원래 생각과 관심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그 사람이 대선을 앞두고 과학 공약을 내세웠어도 원래 과학에 관심이 없었으면 대통령이 돼도 과학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분명한 이야기니 알아달라"고 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만든 게 1호 공약, 이른바 '555공약'이라며 대한민국을 과학중심 국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555공약은 5개 분야 초격차 과학기술을 육성해, 삼성전자와 같은 5개 글로벌 선도기업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G5(주요 5개국)에 진입하겠다는 안 후보의 핵심 청사진이다.
특히 토론 도중 과거 기초과학자로 몸담았던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며 누구보다 과학계가 처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내 기초과학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제가 기초과학자 출신이다. 당시 제가 했던 연구는 국내에서 10명만 하고 있었는데 당시 일본은 1000명이 했던 일"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일본을 이길 수 있을까 암담한 상황이었는데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안 후보는 "기초과학은 응용과학 내지 응용기술과 완전히 다르다. 기초과학이 탄탄하게 발전해야 그것이 응용과학의 밑거름이 된다"며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용용과학에만 투자를 하고 기초과학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정부는 기초연구를 지원하면서 성과를 따지면 안 된다. 연구 과정에서 성실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에 의사와 과학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의사과학자'가 부족한 현실에 대해서는 "제가 의사 시절에도 다들 기초과학 쪽은 가지 않았다. 저는 5%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며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처럼 의사과학자 지원자들에게 병역특례 등을 주는 방법도 필요하고, 국책 연구소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정상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9일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