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외국 국적 아동에게도 보육료를 지급해달라고 직접 요구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3~5세 외국 국적 아동에 대해 기본 보육료를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비슷한 내용으로 복지부에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작년에도 복지부 공무원들과 만나 보육료 지원을 요청한 적이 있으나, 보육료 지원을 주요 의제로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교육청이 최근에 외국 국적 유치원생에게 학비를 지원하기로 해 어린이집에 다니던 외국인 아이들이 유치원으로 빠져나갈까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3월부터 유치원에 다니는 외국 국적 유아에게 학비를 지원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공립어린이집의 경우 학생 1인당 월 15만원, 사립은 35만원이다. 초·중·고 외국 국적 학생에게 이뤄지는 학비 무상지원을 유치원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을 따른 것이다.
오는 3월부터 서울 지역의 외국인 유아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 어느 곳에 다니냐에 따라 학부모 부담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됐다. 어린이집은 시교육청이 아닌 서울시 소관이기 때문에 보육료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 구조다. 이에 따라 서울시어린이집연합회에서 외국 국적 어린이집 원아가 유치원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어린이집들은 그렇지 않아도 저출산과 코로나19로 인해 형편이 어려운 마당에 원아 유출 요인이 추가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외국인 유치원생이 무상교육을 받게 되고, 어린이집은 보육료를 그대로 부담하는 게 또다른 차별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서울 노원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A씨는 "많은 어린이집들이 원아가 줄어들어 3~5세 유아반을 비워둘 정도"며 "외국인과 국내인을 차별하지 말자는 정책이 차별을 낳아서는 안된다. 정부나 서울시가 외국인 원아에 대해 보육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불균형을 방관할 경우 피해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미치는 것"이라며 "어린이집은 5000개가 넘어 유치원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정부 도움없이 서울시가 모든 비용을 다 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정부가 기본 보육료를 지원할 경우, 기본 보육료와 민간어린이집 보육료와의 차액을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기본 보육료 단가는 3~5세 28만원이다. 민간어린이집과의 차액은 지난해 기준 3세 17만원, 4~5세 15만1000원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27일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특히 3~5세 외국 국적 아동에 대해 기본 보육료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