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사흘을 앞두고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유형들을 지목했다. 특히 수사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재해 발생 초기에 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엄정 수사도 당부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48개 지방고용노동관서 기관장들이 참석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대비 전국 기관장 회의'를 열고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하되, 유해·위험요인을 묵인·방치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엄정히 수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관장 회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그간의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하고,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집행 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핵심사항을 지방관서에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대재해법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뒤 안전보건 체계 구축 등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토록 하는 법이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할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법인 또는 기관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특히 유해·위험요인 묵인 방치로 인한 중대재해는 사업주·경영책임자 처벌에 대한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행적인 '안전수칙' 미준수 및 '작업계획서' 미준수, 재해발생 대책을 수립·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동종·유사재해, 종사자 의견청취 절차가 없거나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이를 묵인·방치해 발생하는 재해가 이에 해당한다.
안 장관은 "이에 해당하는 사유로 발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 대응해 산업현장 및 기업 내 해당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확실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 기관장들에게 강조했다.
하지만 중대재해법 시행을 불과 며칠 앞두고도 산업현장의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1명 부상입었다. 사고 2주가 경과한 현재까지 5명의 실종자에 대한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청원구 배터리공장 화재로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안 장관은 "이번 광주 HDC 아파트 붕괴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유해·위험요인을 묵인·방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고용부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기업의 노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산재예방 사업 예산은 1조921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2019년 예산(3644억원) 대비 약 3배 수준이다.
아울러 고용부는 수사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청·지청, 검찰·경찰 등 내·외부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안 장관은 "경영책임자가 중심이 돼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면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며 "기관장이 적극적으로 지역 내 경영책임자에게 알려 처벌에 대한 우려가 현장에서 안전·보건 조치를 위한 진심 어린 노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48개 지방고용노동관서 기관장들이 참석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대비 전국 기관장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사진은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현장.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