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천궁-II' 대규모 수출에 성공한 우리나라 방산업체들이 계속해서 굵직한 해외 수주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가 급증하면서 올해 방산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도 커진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 장갑차 '레드백'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T-50 고등훈련기'는 각각 호주, 아랍에미리트 관계당국과 수출을 위한 계약 논의를 추진 중이다.
레드백은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의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올해 상반기 안에 수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사업 규모는 최대 10조원에 이른다. 현재 한화디펜스의 시제품 3대가 호주 육군에 인도돼 시험평가를 받고 있으며, 경쟁자는 독일 링스(Lynx)의 장갑차다.
레드백은 이스라엘과 호주, 캐나다의 방산기업과 협력해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로, 호주에 서식하는 맹독성 붉은등거미의 이름을 땄다. 호주와 안보 분쟁 중인 중국의 15식 경전차와 비교했을 때 빠른 기동성이 장점이다. 아울러 복합소재 고무궤도를 적용해 철제궤도를 쓴 장갑차보다 진동과 소음은 적다.
첨단장비인 '아이언 비전 헬멧 전시기'와 '아이언 피스트 능동방어 시스템'도 장착했다. 아이언 비전 헬멧 전시기는 지휘관이 차량 내부에서 특수헬멧을 쓰면 전차 외부 전방향의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언 피스트 능동방어 시스템은 장갑차로 접근하는 적 대전차 미사일을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로 포착해 요격하는 방어 시스템이다.
5세대 장갑차 '레드백'. 사진/한화디펜스
KAI T-50 고등훈련기의 경우 최근 천궁-II를 수입한 아랍에미리트와 계약을 논의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는 기존 훈련기가 노후하면서 차세대 제품 도입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구매 규모는 6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만약 T-50 도입을 결정하면 훈련기 수출액 규모는 30억달러(한화 약 3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모하메드 아흐메드 알 보와르디 아랍에미리트 국방특임장관이 내달 KAI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KAI는 아랍에미리트 외에 말레이시아, 세네갈, 콜롬비아와도 T-50 수출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산 경공격기 'FA-50' 유럽, 남미 수출도 추진 중이다.
T-50 고등훈련기. 사진/KAI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품의 경우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AS도 철저해 인기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천궁-II 또한 경쟁국 무기와 비교해 성능은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이 저렴해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방산업체들이 대규모 수출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수주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액은 2010~2020년까지 연 30억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호주 정부와 1조원 규모 K-9 자주포 계약에 성공하면서 연간 수출액이 7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는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수입액을 넘은 성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무기 수출 세계 순위는 9위였는데, 올해 100억달러를 넘어서면 이스라엘과 스페인, 영국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