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헬로비전(037560)이 외형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있다.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방송사업부문이 케이블TV 업황 둔화로 규모의 성장이 지체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케이블TV 전략과 알뜰폰 시장 호황으로 이익은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송구영 대표가 취임 이후 강조해온 내실다지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다만 케이블TV와 알뜰폰의 질적 성장과 신산업 확대는 과제로 남은 상황이다.
26일 LG헬로비전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839억, 영업이익 12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영업이익은 60.5%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1조801억워, 영업이익 44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 늘었고 영업이익은 30.3%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수익성이 개선이 지속되는 점이다. 2020년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30% 대의 성장을 이어갔다.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매출이 정체된 케이블TV는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지켜냈다. 케이블TV인 헬로tv는 아이들나라·넷플릭스·디즈니+·유튜브 올인원 서비스 등의 콘텐츠와 접목해 타사 케이블TV와 차별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알뜰폰 헬로모바일은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해 젊은층 수요 기반을 탄탄히 했다. 2030세대를 겨냥한 상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30대 이하 가입자 비중이 40% 이상으로 높아졌다. 특히 알뜰폰 가입자는 5분기 연속 순증했고, LTE 비중(83%) 또한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최고치를 유지했다. 이는 송 대표가 취임 이후 꾸준히 강조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이기도 하다. 송 대표는 "끊임없는 고객가치 혁신"을 강조하며 고객이 품질 개선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을 주문해왔다. 이에 LG헬로비전은 양적 성장 대신 서비스 품질 높이기에 집중했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가 이달 온라인 시무식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LG헬로비전
다만 외형 성장이 더딘 점은 송 대표가 풀어야할 과제다.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방송사업매출은 케이블TV의 시장 축소로 확장성이 둔화된 상황이다. 케이블TV의 전체 가입자 수는 매해 감소하고 있다. 2021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케이블TV 가입자는 1313만 단자로 직전연도 대비 2.6% 감소했다. 때문에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한 지역채널 라이브 커머스 사업모델 도입하는 등 성장 방안을 꾀하고 있지만 성장동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렌털, 클라우드PC, 전기차 충전소 등 신산업에서의 성장 여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송 대표도 최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외형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할 때"라면서 "고객 니즈 기반의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창출하자"고 임직원에 주문했다. 2019년 12월 취임 이후 다져온 내실에 미래 성장산업을 육성해 외형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를 위해 LG헬로비전은 2016년 출시 후 지속 성장하고 있는 가전 렌털 사업은 개인별·상황별 맞춤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다. 의료기기 렌털로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클라우드PC로 공공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도 케이블TV 영업망이 깔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할 방침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