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가 선거에 도움이 될 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필요성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한때 안 후보와 한 배를 타기도 했으나, 지금은 정치권의 유명한 견원지간이다. 또 호남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 대표는 지역 민심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전화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냉철하게 데이터 등을 보고 단일화를 바라보고 있다. 단일화가 선거에 도움이 되느냐부터 상당히 의구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며 "안 후보가 일시적으로 우리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는 부분을 받으며 다소 의기양양하면서 얘기했지만 그 뒤에 보면 그분(안 후보)이 지금까지 많은 선거에 나와 항상 했던 것처럼 기고만장해 결국에는 지지율 하락세를 겪지 않고 있냐"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 향후 추가적인 지지율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프로야구도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초기에 반짝 잘하다가 내려갈 팀은 내려가고, 이런 경우가 있다"며 "저는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갑자기 급반등하는 상황은 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정했다.
자료 지참 여부를 놓고 끝내 무산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양자토론 관련해서는 "대장동이나 여러 복잡한 사안을 국민에게 설명하려면 자료 같은 것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안 그러면 말장난으로 끝난다"며 "윤 후보가 자료를 보고 얘기한다기보다 이재명 후보 관련 의혹 같은 경우 법적으로도 복잡한 사안이고 여러 증거 자료가 필요한 사안이기에 그런 것을 제시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거절하니 말 그대로 말의 향연이 될까 두려운 것이 현실이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두 후보의 양자토론은 무산됐지만 이날 저녁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참여하는 4자 TV토론이 열린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 등에서 윤 후보가 우세한 상황에서 많은 공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 1일 광주 무등산을 등반하고 찍은 사진. 사진/이 대표 페이스북
이 대표는 이날부터 전남 도서지역을 돌며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선다. '호남 지지율 20%'를 목표로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는 그는 "이번에는 확실히 변화를 모색하는 분이 많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앞서 설 당일인 지난 1일에도 광주 무등산을 등반하며 애정을 표했다.
설 연휴 사이 불거진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황제 의전'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공무원의 횡령 등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얘기했다"며 "이번에 사적인 공금 유용이라든지 이런 게 발생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재명 후보 본인이 얘기했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한 번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