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의 시대)①바닥 확인할 상반기…"2500선까지 떨어진다"

연준 금리 인상 시장에 영향…증권사 코스피 밴드 하향 조정 검토
2월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중장기적 주식 비중 확대는 유효

입력 : 2022-02-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칼을 꺼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산시장을 이끌던 양적 완화의 종료와 자산매입 축소가 시작된 것이다.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국내외 주식시장은 예상보다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긴장감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하락장세 속 국내 증시 전망과 대응 전략에 대해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미국 등 주요국들이 예상보다 빠른 긴축 행보에 ‘1월 효과’를 기대했던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유동성과 기업이익 증가율 둔화’에 대해 경고하며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긴축의 시대 속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단기 불확실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중장기적 투자관점에선 주식비중 확대가 유의미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 하단을 2500선까지 낮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실행과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경우 코스피 예상밴드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2500~3150선으로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이익 회복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예상치(10.3%, PBR 1.13배)보다 높아지고 국내 금리 인상 횟수가 추가 1회에 그친다는 가정을 반영할 경우 코스피 상단은 3150선(ROE 11.0%)으로 전망된다”며 “이익 둔화를 감안한 ROE 하향 조정을 반영하면 하단은(ROE 9.0%, PBR 0.90배) 25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를 2580~3200으로 전망했다. 상단 기준 지난해 전망했던 3480포인트 대비 280포인트 낮아졌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022년 연준의 테이퍼링 실행과 기준금리 인상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한 과거 연준 통화정책 변화(테이퍼링 실행, 기준금리 인상) 당시 코스피는 고점 대비 저점까지 평균 20% 할인 조정이 발생했다”며 “할인율 급등으로 PBR(주가순자산배수)이 0.96배까지 하락할 경우 코스피는 2580선까지 하락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 센터장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연 저점(10배) 수준인 점을 감안할 경우 코스피 조정은 펀더멘탈 문제가 아닌 시중금리 상승과 기관 수급 공백 문제로 판단된다”며 “현재 코스피 ROE(11.4%) 수준을 유지하며 할인율만 상승(할인율 11.9%)할 경우 코스피 상단은 3200선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를 2600~3200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고점대비 20%, 1월 한 달간 12.2% 급락함에 따라 단기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며 “당분간 코스피는 2600선을 전후로 저점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센터장은 코스피가 2500선까지 밀리긴 힘들 것으로 봤다. 그는 “코스피 2500선은 코로나19 이전의 고점수준이자 반도체 홀로 선전하던 당시의 지수대로 최근 유동성 논란과 고밸류에이션 기업의 디스카운트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코스피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지는 의문이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연간 코스피 밴드 조정을 논의 중이다. 현재 예상밴드는 2610~3330선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2800선까지 단기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이는 추세반전이 아닌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기불안이 가중되어 2차 하락추세 전개 가능성 높다고 판단된다”며 “현재 코스피 밴드 조정에 대해 내부조율 중으로 추후에 변동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2800~3400에서 2650~3150으로 수정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하단은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현실화로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던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2018년 미·중 통상마찰 당시에 준하는 코스피 가치평가(Trailing PER·12개월 후행 주가수익비율) 9.8배 레벨로 산정했다”며 “불확실성이 완화돼 코로나 팬데믹 직전 수준까지의 밸류에이션 제자리 찾기가 뒤따를 경우(가치평가 11.4배) 지수 상단은 3150선까지 정상화가 가능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국내 증시에 대해 불확실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현재의 코스피 조정은 심리적인 공포가 극대화된 구간으로 향후 지수가 반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황 센터장은 “올해도 미국과 국내 증시는 ‘유동성과 기업이익 증가율 둔화’라는 위험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다”면서도 “다만 연휴 이후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하방압력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미 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가 확인된 이후 심리적인 공포가 극대화된 구간”이라며 “현 조정은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및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이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연준이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매파적인 성향을 보이기는 힘들고, 국내 기관과 개인의 LG엔솔 매수를 위한 현금 확보 수요도 일단락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변동성지수(VIX) 등과 같은 위험지표 반락을 기반으로 지수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실물 경기의 침체 신호가 아직 부재함을 고려할 시, 본격적인 베어마켓(약세장) 진입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라며 “중장기 관점에서의 주식비중 확대는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기 변동성을 감안하여 업종과 매수 타이밍을 적절히 분할해야 할 것”이라며 “현금비중을 충분히 확보하고 대형 낙폭 과대주 중심으로 철저히 분할 매수 관점을 견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적극적인 시장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며 “업종은 실적 가시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은행의 상대적 선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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