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우리나라와 영국 정부가 디지털, 공급망 등 분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올해 안으로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추진하고 협상 개시 논의를 위한 국장급 협의체를 설치한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영국 런던에서 앤-마리 트레블리안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제1차 한·영 FTA 무역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열린 한·영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다. 이날 양국 통상장관은 한·영 FTA 이행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연내 한·영 FTA 개선협상 개시를 추진할 것에 합의하고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또 한·영 핵심공급망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국 통상장관은 브렉시트 이행과 동시에 발효된 한·영 FTA를 통해 양국 간 비즈니스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사실에 공감대를 이뤘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영 FTA 발효 후 양국의 교역은 총 118억달러로 전년 대비 32.6% 증가하고 투자는 지난해 1~3분기 총 139건, 15억달러가 이뤄졌다.
특히, 이 기간 우리나라의 대영 수출은 전기차, 승용차, 무선전화기 등 주요품목 수출 호조로 전년 대비 약 33.3% 대폭 증가해 60억달러를 기록했고 전기차는 전년 대비 57% 증가해 내연기관차를 추월했다.
이와 함께 지난 1년간 한·영 FTA의 수출활용률은 약 90%로 국내 수출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한·영 FTA의 특혜세율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양국 통상장관은 공동선언문 발표를 통해 한·영 FTA 협정문에 따라 연내 한·영 FTA 개선협상을 추진하기로 하고 향후 협상 개시 논의를 위한 국장급 협의체 설치에 합의했다.
향후 양국 실무 협의체에서는 디지털, 공급망, 중소기업, 탄소중립, 팬데믹 대응 등 신통상규범 분야의 협력 방안을 반영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여 본부장은 양국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현재 2개 조항에 불과한 한·영 FTA 전자상거래 규범을 한·싱 디지털동반자협정 수준으로 보강할 것을 제안했다. 여 본부장은 또 한·영 FTA에 투자챕터가 없는 점을 언급하고 개선협상을 통해 이를 신설할 것도 제안했다.
양국은 이날 우리 정부가 진행 중인 CPTPP 가입을 위해 긴밀한 공조를 해나가기로도 합의했다. 앞서 우리나라와 영국은 지난 2019년 한·영 FTA 협상 과정에서도 CPTPP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이어온 바 있으며 영국은 지난해 2월 가입 신청 이후 첫 번째로 CPTPP 가입 협상이 진행 중이다.
영국은 우리 측이 올해 상반기 CPTPP 가입 신청서 제출 계획에 대해 한국과 같은 아태지역의 대표적 통상 선진국이 CPTPP에 가입하는 것은 CPTPP를 더욱 확대 발전시키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가입과정의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밖에 양국 통상장관은 한·영 핵심 공급망에 대한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하고 한국과 영국의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여 본부장은 "그간 양국이 백신 등 바이오,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상호 긴밀한 공급망을 구축해온 만큼, 향후 기존 공급망을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상호 호혜적인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도 함께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7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제1차 한·영 FTA 무역위원회에 참석해 연내 한·영 FTA 개선협상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여 본부장이 지난달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화실에서 열린 외신기자단 간담회에서 질의 응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