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中 대련 업고 '대한조선 후유증' 털어낸다

입력 : 2010-09-07 오후 1:57:07
[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STX(011810)그룹이 대한조선 인수를 포기했지만, STX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정부가 STX대련 조선소에 대한 초대형 선박 건조 규제를 풀어줌으로써, 그동안 STX그룹이 목을 매온 선박 건조 인프라 투자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 대한조선 인수 포기.."사업타당성 다시 고려했다"
 
STX는 지난 6일 조회공시에서 "대한조선의 인수 여부를 검토했으나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30일 언론보도를 통해 대한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협상결렬 발표한 뒤의 공식적인 인수 포기 통보다.
 
STX가 대한조선 인수를 포기한 가장 큰 원인은 STX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대한조선의 채무탕감을 놓고 인수조건에 대한 의견일치를 못봤기 때문이다.
 
그간 STX는 채권단에 '3년 채무상환 유예 및 부채 100% 출자전환'을 요구했으나, 산업은행측은 채권단 내 이해관계에 따라 STX가 제시한 조건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보여왔다.
 
STX관계자는 "8000억원이나 되는 대한조선의 부채를 떠앉는다는 점이 부담이었던 만큼 채권단과의 협상이 쉽지는 않았다"며 "경영활동의 하나로 진행됐던 사업이지만 중간에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사업타당성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 中 규제해소 업고 STX대련에 투자 집중
 
이번 인수 불발로 그간 협소한 진해조선소 보완과 국내 인프라 확대를 진행해온 STX의 전략적 행보가 다소 삐끗거리게 됐다.
 
대한조선은 초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데 있어 STX 진해조선소의 협소한 부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STX관계자는 "일단 대한조선이 초대형 도크를 가지고 있다는 이점과 함께 초대형 도크 2기 추가건설을 위한 부지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조선은 전라남도 해남에 약 14만㎡ 규모의 초대형 도크 1기를 운영 중에 있고, 초대형 도크 2기를 더 지을 수 있는 208만㎡의 용지도 갖추고 있다. 또 선박 입출항과 접안에도 유리한 환경이다.
 
하지만 STX가 무리하게 국내 인프라 투자에 목을 맬 필요도 없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 중국정부가 STX대련 조선소에 대한 초대형 선박 건조 규제를 풀어줌으로써 STX가 STX대련 조선소를 이용해 대형선박 건조를 진행하는데 차질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STX는 대한조선 인수를 위해 준비했던 자금들을 향후 대련 조선소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매각이 불발된 대한조선 새 주인 찾기 작업은 향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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