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내고 떠나는 여민수…"미래 지향적 혁신 만들 것"(종합)

카카오, 지난해 매출 6.1조·영업익 6000억…'역대 최대'
"가파른 성장 속 사회 신뢰 잃은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카카오 논란 재차 사과

입력 : 2022-02-11 오전 11:49:3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오는 3월 임기를 마치는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역대 최고 실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됐다. 그가 이끄는 지난 4년간 카카오는 매해 20%를 웃도는 빠른 성장세를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창사 후 처음으로 매출 6조원 고지도 밟았다. 
 
하지만 가팔랐던 성장 만큼 적지 않은 진통도 겪었다. 여 대표는 최근의 논란에 재차 사과를 하며 남궁훈 체제를 맞이하는 카카오에 기술 혁신은 물론,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도전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여 대표는 11일 열린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 4년간 카카오가 걸어온 길을 반추해보면 전국민의 지지 속에서 가파른 성장을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사회의 신뢰를 잃은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시 한번 최근까지 불거진 카카오와 관련된 논란에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남궁훈 대표를 중심으로 논란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 우리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미래 지향적 혁신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이날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이 6조1361억원, 영업이익이 596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도 대비 각각 48%, 31%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고 성적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컨퍼런스 콜을 시작하며 여 대표는 "마지막 실적 발표를 준비하면서 2018년 3월 조수용 대표와 카카오 3.0 시대를 선언했던 기자간담회가 떠올랐다"고 운을 뗐다. "당시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로 부상하던 시기를 지나 다양한 신규 회사 설립과 인수를 통해 콘텐츠, 모빌리티, 테크핀 등 서비스와 카카오톡을 접목시켜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회상한 그는 "서비스 융합을 통한 시너지 강화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노력한 결과 카카오톡은 단순 메신저를 넘어 온오프라인에서 우리의 활동 반경을 넓혀주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자평했다. 
 
그의 소개에 따르면 카카오 인증서를 기반으로 개인의 디지털 신분과 세상을 연결하는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는 2월 초 기준 이용자가 3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개시한 톡 명함 서비스는 '긱 이코노미' 시대의 필수 모바일 디지털 신분증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작년 말 기준 17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이모티콘 플러스와 300만개의 콘텐츠 큐레이션 보드가 생성된 카카오뷰 등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내 구독 생태계도 확장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주목받기 시작한 선물하기는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커머스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 세대 내 문화로 시작됐던 선물하기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세대 간 문화로 확산됐고, 인당 구매 빈도와 주문 단가가 동반 상승하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40% 이상 확대된 선물하기는 톡스토어, 메이커스, 지그재그 등 카카오의 커머스 서비스 거래액이 10조원을 돌파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웹툰·웹소설을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 부문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특히 일본 만화 시장 정상을 지키고 있는 픽코마는 지난해 전세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지출을 한 앱 6위에 올라 영향력을 다시금 증명했다. 몰입도 높은 일본 만화와 숏폼 콘텐츠를 함께 즐기려는 이용자 기반이 한층 공고해진 픽코마는 오리지널 IP를 기반으로 만화 매니아층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개척 중이다. 올해에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자료/카카오
 
올해 카카오는 기존 사업들의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블록체인·메타버스 등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사회가 바라는 카카오의 모습은 기술로 혁신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것이라는 판단 아래, 가장 잘 할 수 있는 도전으로 메타버스를 낙점한 것이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클레이튼, 카카오게임즈 그리고 카카오 본체에 사람과의 연결 등 핵심 자산이 있다"며 "메타버스 세상을 새롭게 구상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에도 관심을 기울여 사회적 책임도 다할 계획이다. 배 수석부사장은 "카카오는 사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확보를 통해 큰 규모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안정적 현금흐름이 창출되기 시작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향후 3년간 잉여 현금흐름의 15~30%를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사용한다. 첫 실행으로 특별 자사주 소각을 포함, 연내 총 3000억원 규모를 소각한다. 현금배당에는 230억원을 배정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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