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행 '열정열차' 윤석열 "특정정당 장악으로 발전못해"(종합)

민주당 텃밭 호남서 "특정 정당 수십년 장악, 발전 없지 않나"
2박3일, 윤석열 탑승은 하루뿐…일부 정차지선 반대피켓 시위도

입력 : 2022-02-13 오후 5:50:00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이준석 대표가 지난 11일 천안역에서 '열정열차'를 탑승해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충남·호남=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돌며 당의 변화 약속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정책 홍보열차 '열정열차'를 통해 충남, 전북, 전남 등을 누비며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다만 2박3일의 열정열차 첫 일정 가운데 윤 후보는 단 하루만 참여해 지역 지지자들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열정열차는 13일 전남 목포역을 마지막으로 2박3일 운행 일정을 마쳤다. 지난 11일 충남 천안역에서 시작해 익산, 전주, 여수 등 충남과 호남의 역 정차지를 돌았다. 이준석 대표는 열정열차 출범 기자회견에서 "천안역을 시발역으로 정한 것은, 후보가 선친 때부터 고향으로 여기고 관심을 가진 충남지역의 발전 공약을 가장 먼저 국민께 알리는 게 좋겠다 해서, 철도교통 중심지인 천안역에서 열차를 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12일 전북 남원역에 도착해 '열정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후보는 12일 호남 일정에 합류해 민주당에 쏠린 민심을 끌어오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2박3일 일정 중 첫날 충남 천안·홍성·보령 3곳을 제외하면 모두 호남에 일정이 집중될 만큼 이 지역 민심을 제대로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윤 후보는 남원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호남이 특정 정당에 의해 수십년 동안 장악됐는데 발전은 하지 않았다"며 "호남에서도 더 이상 '전북 홀대론'이 나오지 않도록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신에서 국민 통합을 이뤄 전북 남원이 우리나라 발전에 조금도 뒤처지지 않고 발전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호남을 찾을 때 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하는 등 사과하는 태도를 취했지만, 이제는 산업 발전 중심의 미래 정책을 논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호남 방문에서도 전북 새만금 메가시티·전남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벨트 조성 등 산업 전략과 교통 노후 지역을 위한 인프라 확충 등을 들고 왔다. 윤 후보는 순천역에서 "호남은 오랜 세월 민주화의 상징이었다. 잘 살고 번영을 위한 정치적 기반을 닦기 위해 민주화하는 것 아니겠냐"며 "민주화를 했으면 지금부터는 잘 살아야 한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지역에 첨단산업이 들어서고 좋은 회사가 들어가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등이 지난 12일 남원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아울러 국민의힘도 변하겠다며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호남 지역 방문 중 여러차례 "국민의힘이 변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지역에 대해 조금이라도 어떤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졌다면 절대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정당으로서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도 확장하고, 늘 전체 국민을 생각하며 정치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열정열차 일부 정차지에서는 윤 후보와 열정열차 방문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 등이 벌어지는 등 차가운 민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출발지인 천안역에서는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가 '멈춰라 윤석열차', '불공정 윤석열차 멈춰!' 등의 피켓을 준비했다. 남원역에서는 한 시민이 '정치보복 망언! 규탄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으며, 전두환 미화 발언으로 윤 후보에 부정적인 광주역 앞에선 '1800만 촛불시민이 분노한다. 무당공화국 검찰공화국 결사반대' 등을 들고 있는 시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열정열차 일정으로 무안역을 방문한 가운데, 이 대표 뒤로 '정치보복 예고 석고대죄하라!'라 적힌 항의글이 보인다. 사진/김동현 기자
 
무안역에서는 민주당원들이 '정치보복 예고. 석고대죄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준석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국민의힘 지지를 부탁했다. 그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께서 부산에도 여러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 하셔서 평생에 걸친 노력을 해오셨기에 민주당이 (부산에서)30~40% 지지율이 나온다"며 "그러다 보니 항상 큰 선거, 작은 선거 때마다 부산에 대해 양당이 경쟁적인 공약을 내놓고 부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2박3일 일정 가운데 윤 후보 참석은 12일 하루뿐이었다. 지난 11일에는 TV토론회 준비와 참석으로 불참했고, 이날은 서울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만났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열차 일정에 모두 동행하겠다고 원래 말했는데, 선거 기간이라는 것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오늘 후보가 서울에서 참여하는 일정도 외교적 역량을 보여주는 그런 행보"라며 "정책에 대한 부분은 후보가 항상 긴밀하게 저와 소통하며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후보에게 호남의 나머지 지역들에서 올라오는 건의사항이나 이런 것들도 잘 전달하고 협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왼쪽 두번째)가 13일 보성역에 도착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충남·호남=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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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