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노무현 사위' 곽상언 "윤석열, 이명박 청와대 하명으로 제 아내 수사"

"글쎄, 과연? 정치적 이득, 대선 당선이라는 큰 이득 위한 것"
국정원 사찰문건 증거로 제시 "제 아내와 저희 가족 수사한 사람"

입력 : 2022-02-17 오후 8:29:57
곽상언 변호사가 1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최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발언을 이어가자, 고인의 사위가 나서 "정치적 이득, 대통령선거에서의 당선이라는 큰 이득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는 1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갖고 "과거 윤 후보의 행태를 보면 '과연 좋아했을까'라는 의심이 당연히 든다"며 고인을 선거에 끌어들여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곽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이명박의 정치 보복을 기억한다. 윤석열은 그 정치 보복의 선두에서 우리 가족을 모두 샅샅이 수사했다"며 "내 사전에 정치 보복은 없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
 
곽 변호사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의소리' 이모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의 노 전 대통령 언급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윤 후보나 배우자인 김씨가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지 여부는 저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과거 윤 후보의 행태를 보면 '글쎄, 과연 좋아했을까'라는 의심은 당연히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싫어하는데 좋아한다고 말해두는 것이 스탠스상 좋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곽 변호사의 설명이다.
 
녹취록 전문을 보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모두 4차례 등장한다. 지난해 7월21일 통화에서는 김씨가 "우리 남편(윤석열)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노무현"이라며 "노무현 영화 보고 2시간 동안 울었다"고 했다. 또 "우리 남편은 팬 정도가 아니라 그 연설문까지 다 외웠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제주 강정마을을 찾아서는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며 잠시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익 원칙에 입각해 해군기지 건설 결단을 내린 노 전 대통령의 당시 입장을 생각했다"고도 했다.
 
곽 변호사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실제 존경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그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후보의 제주 강정마을 발언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했던 것인지, 코치를 받아서 그렇게 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알 수는 없는데 진심이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곽 변호사가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된 근거는 2012년 노 전 대통령 딸이자 자신의 아내에 대한 윤 후보의 거친 수사 때문이다. 그는 "윤석열 검사가 저희 집을 수사했을 때 두 가지가 참 이상했다"며 "제가 변호사이기 때문에 수사 진행을 보면 대충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하는지 안다. 제 오해일 수도 있지만 수사를 하는 것인지, 사람을 괴롭히려고 하는 것인지 참 의아했다"고 당시 가혹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곽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언급("당시 검사 윤석열이 어떤 방식으로 수사했는지, 어떤 증거를 만들어 수사했는지 잘 알고 있다")에 대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소위 말하는 사찰문건을 받았다"며 "자료들을 보면 두 가지가 문제인데 하나는 국정원이 민간인에 대한 정보를 모은다는 것이고, 대검 중수부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대검 중수부 과장을 했던 사람이 윤 후보고, 제 아내와 저희 가족들을 수사한 것도 윤 후보"라며 "그러면 거기에 등장하는 대검 중수부 검사는 누구인가. 윤 후보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그 대검 중수부 검사가 국정원 요원을 만나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라며 "이명박정권 때다. 돌이켜 보면 이명박 청와대의 하명수사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그 일환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2012년 윤 후보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곽 변호사의 부인이자 노 전 대통령 딸인 정연씨가 미국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외화를 송금했다는 혐의로 기소해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았다. 정연씨는 항소를 포기해 최종 유죄판결을 받았다.
 
곽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과 윤 후보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것도 윤 후보의 가식을 의심하는 이유로 봤다. 곽 변호사는 "정치 지향이 다른 후보가 과연 (노 전 대통령을)존경할 수 있겠느냐"며 "정치 입문 과정이나 입문 이후, 대통령 후보가 되는 과정,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의 언행을 보면 그것이 노무현 정치 지향과 같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곽상언 변호사가 지난해 3월 국회에서 열린 시민단체 내파일내놔라시민행동 관계자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곽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김건희씨 7시간 녹취록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총 4차례 언급된다. 대체로 윤석열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을 정말 좋아한다는 내용의 통화가 계속 이어졌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나.
 
윤석열 후보와 제가 개인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 사적인 교류가 있던지, 어떠한 활동을 같이 한 사이는 전혀 아니다. 지금 국민의힘 후보이고 예전에 윤석열 검사가 과거에 저희 집을 수사했던 적이 있다. 제가 직접적으로 대면하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검사의 수사를 받은 셈이다. 그러한 인연은 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좋은 거죠. 그런데 좋아한다고 말을 하는 것과 실제 그 마음에서 그러는지 여부는 다른 것이다. 윤석열 후보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지 여부는 저로서는 알 수 없다. 과거에 윤석열 후보의 행위를 보면 '글쎄 과연 좋아했을까'라는 의심은 당연히 든다.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본인의 선거에 유리하기 때문에 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저는 생각한다. 민주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된 윤석열 후보도 본인의 정치적 이득, 특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서의 당선이라는 큰 이득을 위해서 좋아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의도라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실제로는 싫어하는데 좋아한다고 말해두는 것이 스탠스상 좋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교하는 내용도 나온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나.
 
김건희씨의 개인적인 품평이다. 그 품평에 대해서 제가 또 다시 품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품평을 하려면 품평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방에 전전하던 검사를 단시간 내에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고, 또 단시간 내에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총장으로서 대통령을 만날 기회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윤석열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무슨 관계가 있나. 그러니까 품평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근거가 충분해야 되고, 두 번째는 근거를 바라보는 시각이 합당해야지 옳은 품평이 되는 것인데 그 두 가지가 갖춰졌는지 모르겠다.
 
◇김건희씨 통화 내용 중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재명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교한다면 어떤가.
 
정치를 할 때에는 정치 지향성이 같은가, 정치를 바라보는 가치관이 같은가, 그런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치를 바라보는 정치관, 정치적 행동의 동일성과 유사성을 보는 것이 두 분 사이의 일치성 여부를 볼 수 있는 기준인 것 같다. 그 기준에서만 놓고 보자면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사람사는 세상을 꿈꿨던 분이고, 그 다음에 지역주의 타파,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꿈꿨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이상, 지향점을 위해서 일생을 바치신 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사는 세상과 이재명 후보가 이야기하는 대동세상은 과연 다른 것인가. 사람들이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 누구나 인간의 존엄을 가지고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그렇게 어울릴 수 있는 사회를 옛날부터 대동사회라고 했으니 명칭만 다르지, 사람사는 세상과 대동세상은 같은 것이라고 본다. 두 분의 지향점이 유사하다고 본다.
 
◇윤석열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좋아한다는 내용과 관련해 실제적으로 느끼는 바는 어떠한가.
 
윤석열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면 고마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고마운 일인데, 실제 존경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그럴 필요는 없다.
 
◇윤석열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제 존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있나.
 
예전에 과거에 윤석열 검사가 저희 집을 수사했을 때 두 가지가 참 이상했다. 제가 변호사인데 수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대충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는지 안다. 그 당시 제 오해일 수도 있지만 수사를 하는 것인지, 사람을 괴롭히려고 하는 것인지 참 의아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다.
 
◇당시 수사한 사람이 윤석열 후보였나.
 
제 와이프를 기소한 사람이 윤석열 후보였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어제 페이스북에서 당시 '검사 윤석열'이 어떤 방식으로 수사했는지, 어떤 증거를 만들어 수사했는지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
 
제 아내가 수사를 받고 재판 받을 때 제가 변호사를 했다. 보통 법률가들은 자신의 가족들을 변호하지 않는다. 수사기록을 다 봤다. 그리고 작년에 국가정보원의 소위 말하는 사찰 문건을 받았다. 총 3차례인가 4차례 받았다. 거기 자료들을 보면 두 가지가 문제인데, 하나는 국가정보원이 일개 민간인에 대한 정보를 모은다는 것이 일단 문제였다. 그리고 그 자료들을 보면 대검 중수부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그때 당시 대검 중수부 과장을 했던 사람이 윤석열 후보다. 대검 중수부 과장을 하면서 제 아내와 저희 가족들을 수사한 윤석열 후보다. 그러면 거기 등장하는 대검 중수부 검사는 누구인가. 윤석열 후보일 것이다. 그런데 그 대검 중수부의 검사가 국정원 요원을 만나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이때가 이명박정권 때다. 돌이켜 보면 이명박 청와대의 하명수사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그 일환이 아닐까. 물론 잘못하면 처벌 받으면 된다. 그리고 제 아내는 이미 다 처벌 받았다. 10여년 전에 그 당시 더 많은 고통을 받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5일 제주 서귀포 강정해오름노을길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후보는 제주 강정마을 방문해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했는데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바라봤나.
 
진심이길 바랄 뿐이다. 윤석열 후보의 마음을 제가 어떻게 알겠나. 알 수는 없다. 진심으로 했던 것인지 코치를 받아서 그렇게 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알 수는 없는데 진심이길 바랄 뿐이다.
 
◇종합해보면 윤석열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하는 마음이 실제와 다를 것이라고 보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는 정치 지향성이 같아야 이념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것이고, 실천적으로 같이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 지향이 다른 후보가 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을)존경할 수 있겠나. 정치 입문 과정이나 입문 이후, 대통령 후보가 되는 과정,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의 언행을 보면 그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지향과 같다고 볼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지향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민주당에 입당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지금도 이런 막돼먹은 정권이라고 하지 않나.
 
◇자녀들이 외할아버지인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지는 않나.
 
매우 아쉽게도 2009년 5월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제 큰 아이는 2004년생이고, 둘째 아이는 2006년생이다. 셋째 아이는 이러한 (사찰) 문건이 한창 생성되고 있을 당시인 2012년생이다. 그래서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실제 외할아버지의 모습을 기억 못한다. 너무 어릴 때 일이기 때문이다. 셋째 아이는 외할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본 적이 없지만 언론 보도에 나오고 하니 그때마다 물어보기는 한다.
 
◇최근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선 후보들이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나.
 
노무현 정신이라는 다섯 글자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관점이 다를 수 있다. 해석도 다를 수 있다. 다섯 글자의 실체가 무엇인지 전부 다 다를 것이다. 저도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세상에 완벽한 사람도 없고, 당연히 완벽한 정치인도 없다. 완벽한 대통령도 없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치열한 현실 인식, 그리고 자신의 말대로 현실을 살려고 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했던 분이다. 다른 정치인들도 그렇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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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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