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광주의 답장'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광주·전주·청주=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호남과 충북, 강원을 횡단하며 지역주의와 부정부패 타파의 적임자는 자신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지역감정 해소를 강조했다.
윤 후보는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대화'를 하며 기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만약 남태평양 무인도에 가면 딱 세 가지 무엇을 들고 가겠나'(였다)"라며 "첫째 실업, 둘째 부정부패, 셋째 지역감정이라고 했다. 세월이 지나고 아무리 봐도 위대한 지도자의 명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전주 유세에서도 김 전 대통령의 같은 발언을 반복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안방인 호남에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그의 생전 발언을 끌어다 민주당의 독점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의 호남 득표율 목표치로 25%를 제시할 만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호남에서의 민주당 독주가 지역발전을 가로막았다고도 했다. 그는 전주역 유세에서 "(민주당 독점)수십년 동안 달라진 게 있나. 전북이 발전했나. 이제 호남, 전북도 달라져야 한다"며 "이번에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6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롯데시네마 앞에 마련된 유세 연단에 들어서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부정부패와 연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 롯데시네마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상대 정당의 후보를 인신공격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비교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필요 없다"면서도 "국가의 미래와 관련해 꼭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마타도어도 아니고 네거티브도 아니다"고 대장동 의혹을 꺼내들었다.
그는 "3억5000만원을 부은(투자한) 사람이 1조원 가까이 가져가면 그게 부정부패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너무 명백하지 않나"라며 "대통령이 되면 이런 부정부패는 내편이고 네편이고 가르지 않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척결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런 사람을 공당의 후보로 내세우고 나라가 잘 돌아가겠나. 이게 정상적인 정당인가"라며 민주당을 비난한 뒤 "이를 네거티브라 그러고, 이것을 정치보복이라 한다면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공식선거 운동 돌입과 함께 서울·대전·대구·부산에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윤 후보는 이날 취약 지역인 호남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충북 청주에서 유세를 마친 그는 강원도 원주로 올라가 이날 마지막 유세를 펼치며 전국을 횡단했다. 전두환 미화 발언으로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광주에선 일부 시민들이 '검찰공화국 반대', '무당공화국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나와 지지세력과 맞서기도 했다. 반면 청주에서는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펄럭이며 윤 후보를 맞았다. 이날 유세는 전날 발생한 국민의당 유세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는 뜻으로 로고송이나 율동 등이 빠진 채 진행됐다.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윤 후보 방문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광주·전주·청주=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