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삼성은 불안 요소, 스스로 해결하라

입력 : 2022-02-24 오전 6:00:00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279조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다. 지난해 4개 분기 기준, 연간 기준으로도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부분에서는 94조원의 매출액으로 인텔을 제치고 3년 만에 글로벌 매출 1위를 되찾았다. 올해 매출액도 300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실적이 보여주듯이 삼성전자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기업이란 평가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과거처럼 '초일류 기업'이란 문구를 광고에 넣지 않아도 자타가 공인하는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항상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굳이 선대를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3세 경영으로 부회장을 맡고 있는 현 총수는 불안 요소이기도 했고, 그 불안감은 현재도 존재하고 있다. 
 
그는 이전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뇌물 혐의로 2017년 2월 구속기소된 이후 지난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됐다. 이후 법무부는 그해 광복절을 맞아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이라면서 그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그가 가석방된 이후 반년이 막 넘었다.
 
또 그는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흡수합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재판 중에 가석방이 결정되면서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를 하는 등 밝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불안 요소로 어두운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창사 이래 최초의 파업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4개 노동조합은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사측과 임금교섭을 진행했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노조는 임금 체계 개선과 휴식권 보장 등을 주장하면서 경영진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화 상대에는 총수도 포함돼 있다. 
 
계속되는 불안 요소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노사에 관한 사안에서 파업은 그 영향력을 떠나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이에 현 상황에서 가장 원만한 방법은 대화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측이 노조와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에서 "노동삼권을 확실히 보장해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선언이 있었다. 이 선언 이후 아직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철저한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화합과 상생이란 구호가 말처럼 쉽게 성사되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드러난 노사의 견해차가 너무 큰 나머지 온전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막연한 기대일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이 대화가 화합과 상생의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실적은 경영진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업적이며, 그중에는 노동자의 몫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해훈 재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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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